“주가 약세 속 포트폴리오 다각화”…SK이노베이션, 배터리·친환경 전환 박차
정유 및 에너지업계가 최근 고유가·고금리 속 수익성 저하와 친환경 산업 전환이라는 이중 압박에 놓여 있다.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을 마치고 배터리 등 미래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강화하는 가운데, 13일 오전 9시 25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01,1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84%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장중 최저가는 100,300원, 거래량은 4만 2천 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의 이러한 주가 변동은 전통 정유·화학 부문 수익성 둔화와 미래 신사업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SK이노베이션은 2007년 설립 이후 2024년 SK E&S와의 합병을 거치며 아시아·태평양 민간 최대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석유·화학 56%, E&S CIC 16%, 화학 12%, 배터리 9%, 윤활유 5%, 기타 2%로 구성돼 있으며, 최근에는 배터리 및 소재·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친환경 중심 투자로 무게를 싣고 있다. 배터리 서비스(BaaS)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병행하며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친환경·배터리 사업 확장은 필수 과제로 제시된다.

주요 대기업과 달리, 중견·중소 에너지 관련 기업의 경우 친환경 전환 비용과 기술 확보에 한계가 노출되는 등 양극화 양상도 나타난다. 업계에서는 대기업 주도의 대규모 투자와 기술개발이 에너지산업 전반의 혁신을 견인하는 한편, 석유·화학 위주의 수익구조 개편이 과제로 지목된다. 반면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요 에너지 기업들은 이미 배터리와 재생에너지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는 RE100,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에너지 신사업 확대와 대형사 중심의 R&D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나, 제도 변화와 현장 투자의 속도 차이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 등 대형사의 선제적 친환경 전략이 국내 에너지산업 전체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한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글로벌 에너지 탈탄소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경우 국내 기업들이 친환경 포트폴리오 확장에 사활을 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앞으로 SK이노베이션 등 대형사의 투자 방향이 자본시장과 한국 에너지 생태계에 어떤 파급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기업 간 협업과 정부의 제도 설계가 관건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