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혼성단체전 새 역사”…한국유도, 부다페스트에서 은빛 쾌거→첫 결승 진출의 감동
스포츠

“혼성단체전 새 역사”…한국유도, 부다페스트에서 은빛 쾌거→첫 결승 진출의 감동

강민혁 기자
입력

긴장과 설렘이 교차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경기장, 한국유도대표팀의 입장에는 새로운 역사를 향한 열망이 묻어났다. 높은 관중석에서 쏟아진 환호와 함께 선수들은 온 마음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결승 문턱까지 밟은 이 순간, 무거운 기대감을 안고 대표팀은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2025 세계유도선수권대회 혼성 단체전에서는 한국유도의 진면목이 뚜렷이 드러났다. 이날 국제유도연맹 주관으로 열린 대회에서 한국대표팀은 결승 무대까지 오르며 세계 유도사에 뜻깊은 한 획을 그었다. 결승전에서 조지아에 1-4로 석패했지만, 은메달을 거머쥐며 창단 이래 최고 기록을 남겼다. 혼성 단체전이 2017년 신설된 뒤, 결승 진출은 한국팀에게 처음 찾아온 경험이기도 했다.

“혼성단체전 은메달”…한국유도, 세계선수권 결승행→역대 최고 성적 / 연합뉴스
“혼성단체전 은메달”…한국유도, 세계선수권 결승행→역대 최고 성적 / 연합뉴스

대표팀의 여정은 몽골을 4-0으로 누른 1회전에서부터 시작됐다. 흐름을 쥔 김민종의 힘 있는 공격과 안정감, 그리고 다음 준준결승 프랑스전에서 드러난 집중력이 돋보였다. 특히 프랑스 선수 앙줄 구스탄의 경기 도중 부상으로 인한 기권은 브라켓을 흔들며 한국에 기회를 안겼다. 독일과의 준결승에서는 김하윤과 김민종이 두 개의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단단한 팀워크로 4-0 완승을 만들었다.

 

결승의 기적은 이승엽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첫 주자로 나선 이승엽은 세계적 강자인 조지아의 구람 투시슈빌리를 한판으로 눕혀 첫 점수를 올렸다. 정규시간 종료 51초를 남기고 터진 오른발 대돌리기는 관중석이 술렁이게 만든 결정적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경기에서 허미미, 배동현, 이예랑, 김종훈이 연달아 패배하며 한국은 아쉬움을 삼켰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은 멀었지만, 모든 이의 마음에는 서로를 격려하는 시선들이 오갔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 1개, 동메달 3개, 그리고 단체전 은메달을 추가하며 종합적인 성장과 성취를 입증했다. 특히 2017년 동메달, 2018년 남북 단일팀 동메달 이후 7년 만에 다시 올린 시상대는 의미가 남달랐다. 경기 후 김민종은 “팀이 함께했기에 이 결과가 가능했다. 다음에는 반드시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고 의미를 전했다.

 

한편, 세계선수권 혼성단체전 7연패라는 위업을 이어오던 일본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조지아에 무릎을 꿇고 동메달에 머물렀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각국 선수들의 선전과 스포츠맨십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날짜가 흐르고 돌아오는 비행편에서 대표팀은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다. 6월 22일 귀국을 앞둔 선수들은 잠시의 숨을 고르며 내년 파리올림픽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예정이다. 쉼없는 훈련과 서로를 북돋우는 시간 속에서, 유도라는 이름 아래 묵직한 꿈은 계속된다.

강민혁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한국유도#김민종#조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