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34 대기록 완성”…우상혁, 다이아몬드리그 7연승→세계 1위 도약
모나코 스타드 루이 2세에 모인 수많은 이들의 숨이 멈춘 듯한 시간이 흘렀다. 붉게 타오르는 저녁 하늘 아래, 우상혁이 마지막 점프에 온 힘을 실었던 순간. 2m34의 바를 가볍게 넘어선 그는 관중의 함성 속에서 환한 미소로 도약의 희열을 만끽했다. 7연승, 그리고 세계 공동 1위라는 기록이 한순간에 현실이 됐다.
2025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는 7월 12일 모나코에서 펼쳐졌다. 우상혁은 이 날 2m34를 뛰어오르며 시즌 개인 최고이자, 올해 실외부문 세계 공동 1위 기록을 세웠다. 매 순간 침착하게 경기를 이끌던 그는 도쿄 세계선수권 기준기록인 2m33도 단번에 넘어섰다.

작년 로마, 미국 유진, 올해 체코, 슬로바키아, 중국 등 실내·실외 무대를 가리지 않고 연승을 이어온 우상혁의 발걸음은 이번에도 멈추지 않았다. 2024년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로마 2m32, 그리고 이번 모나코 2m34로 두 차례 정상에 올랐다. 왓그래비티챌린지와 구미 아시아선수권에서도 2m29를 넘어선 힘이 모나코에서도 이어졌다.
우상혁은 경기 후 “연승 기사는 보고서야 알았다. 연승보다 훈련의 결실이 보여 더 기쁘다”며 담담한 소회를 전했다. 선수로서의 초심과 치열함, 연승에 대한 부담보다는 매회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 더 만족하고 있다는 진심이 묻어났다.
이제 남은 과제는 두 달 뒤 일본 도쿄에서 치러질 실외 세계선수권이다. 스위스 취리히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도 앞두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고 단단하게 담금질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점수랭킹 3위(16점)에 올라 있는 만큼 남은 대회 한 곳만 더 출전해도 파이널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우상혁은 “유럽에서 경기를 이어가며, 한국기록(2m36)과 세계선수권 우승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아웃도어 월드 챔피언 타이틀 획득과 2028년 LA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차오르는 땀방울, 꺾이지 않는 눈빛, 그리고 아무도 미처 예측하지 못한 순간의 비상이 경기장 가득 여운을 남겼다. 우상혁이 마주한 또 다른 결전의 밤은 8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과 9월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