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홈런의 전설”…칼 롤리, 가족과 포수 첫 MLB 홈런더비 우승→역사 새로 썼다
비거리 129.5미터, 짜릿하게 날아오른 공이 밤하늘을 가로질렀다. MLB 트루이스트파크에서 포수라는 한계와 벽을 단숨에 넘어선 칼 롤리의 방망이는, 기록과 감동을 동시에 품었다. 결승에서 18홈런을 몰아친 롤리의 우승 순간은 가족과 팬 모두에게 잊지 못할 장면이 됐다.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올스타 홈런 더비 결승에서 칼 롤리는 18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후니오르 카미네로를 3개 차로 따돌렸다. 올해 홈런 38개로 MLB 전체 1위에 올라 있던 롤리는 극적인 1라운드 통과와 준결승 19-13 승리를 거쳐 정상에 섰다. 1라운드에서는 브렌트 루커와 동률이었으나, 최장 비거리 143.44미터로 극적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윗손과 아랫손을 오가며 좌우타석에서 연달아 홈런을 쏘아올려, 올스타더비 사상 처음으로 양손 타석 홈런을 합작했다. 좌타석 8개, 우타석 7개, 보너스구간 좌타석 2개 등 다채로운 타격으로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이번 홈런더비 우승은 MLB에서 포수로는 최초로 이룬 기록이자, 칼 롤리 개인에게도 남다른 의미였다. 경기 내내 아버지 토드 롤리가 투수로 나섰고, 동생 토드 주니어 롤리가 포수로 함께 해 가족이 한마음으로 우승을 완성했다. 칼 롤리는 경기 후 “가족과 함께 이 무대에 서게 돼 더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아버지 역시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칼 롤리는 이미 전반기 동안 한 시즌 최다 34홈런 기록을 넘어섰으며, 2021년 살바도르 페레스의 포수 역사상 최다 48홈런과 2022년 애런 저지의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홈런 기록 경신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현재 타율 0.259, 82타점, OPS 1.010으로 저지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함성으로 우승을 축하했다. 가족과 함께 역사에 남은 밤, 올스타 홈런더비는 미국 야구의 새 이정표를 썼다. 칼 롤리는 상금 100만달러를 거머쥐었으며, 16일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리는 MLB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칵리그 4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