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급락세에 시총 8억달러 붕괴”…울프스피드, 반도체 부진 속 12% 하락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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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가 최근 글로벌 수요 둔화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술렁이고 있다. 미국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울프스피드가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일 대비 12.20% 하락한 31.10달러에 장을 마감한 가운데, 동종 업계 주가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EPS와 BPS 등 주요 재무지표가 마이너스권을 벗어나지 못하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울프스피드는 이날 34.21달러로 출발한 뒤 31.02∼36.40달러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장중 한때 신저가에 근접하는 등 하락 압력이 강하게 작용했다. 4.32달러 하락(12.20%)은 반도체 업종 내에서도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이다.총 502만4,745주의 거래량에 거래대금은 약 1억6,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울프스피드의 시가총액은 8억400만달러로 추락해 한화 1조1,480억원 선까지 떨어졌다.

이번 울프스피드 하락은 반도체 산업 내 구조적 요인과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반도체, 특히 전기차·5G 이동통신용 소재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업계 전반에 실적 부진 신호가 계속되는 형국이다. 울프스피드의 주당순이익(EPS)이 -7.04, 주당순자산(BPS)이 -2.87에 머무르는 등 수익성과 자본력 모두 부진하다는 평가가 중첩된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0.83배로 나타나,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투자자 불신을 반영한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울프스피드의 단기 회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기차·모빌리티 등 신성장 산업의 투자 흐름이 꺾이면서 반도체 소재·장비 납품기업들의 매출 성장률도 둔화되고 있어서다. 반도체 밸류체인 내에서 중소·중견 업체로 분류되는 울프스피드는 수율 개선, 기술 고도화 등 체질 개선이 제한적이라는 우려 역시 제기된다. 이에 따라 설비 추가 투자는 물론, 연구개발(R&D) 비용 집행에도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미국 산업부 등 정부 당국은 반도체 공급망 복원과 기술력 자립을 목표로 각종 투자·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선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는 소재·장비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와 조달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규제 완화 및 재정지원의 속도전이 시장 정상화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울프스피드와 같은 중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등락이 글로벌 수급, 기술경쟁 심화, 자금시장 경색 등 복합 이슈의 교차점에 있다고 진단한다. 한 경제연구원은 “반도체 소재 업계의 재무적 취약성이 드러날 경우 기업간 구조조정이나 M&A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쟁국 역시 첨단 소재 분야에 정부 지원을 빠르게 늘리고 있어, 국내외 산업 환경 변화에 민첩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울프스피드 주가 급락이 국내외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책과 시장의 속도 차를 어떻게 좁힐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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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스피드#반도체#시가총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