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쎄크 28 상승…N사 HBM 장비 수주 임박설에 오버행 우려 진정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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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크 주가가 15일 장중 28 넘게 급등하며 코스닥 약세장 속에서 독주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N사 대상 HBM 고대역폭메모리 검사장비 성능 평가를 통과했다는 관측과 함께, 그동안 부담 요인이었던 오버행 우려가 완화되며 투자 심리가 빠르게 개선되는 분위기다. 단기 과열에 따른 변동성 우려도 제기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이 수주 공시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15분 기준 쎄크는 전 거래일 대비 28.24 오른 1만4,170원에 거래됐다. 시가는 1만2,670원에서 출발했으며 장중 한때 1만4,200원까지 치솟아 상한가 가격인 1만4,360원 턱밑까지 접근했다. 전날 종가 1만1,050원 대비 하루 만에 3,000원 이상 상승하며 52주 신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쎄크[08118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쎄크[08118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거래량 급증이 눈에 띈다. 같은 시각 기준 거래량은 약 1,436만 주로, 직전 거래일인 12일 37만 주 대비 38배 넘게 뛰었다. 상장주식수 약 882만 주의 1.6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종일 손바뀜이 강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11월 25일 기록했던 1,000만 주 거래량도 가볍게 넘어섰다. 주가 흐름상으로는 최근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선을 상향 돌파한 뒤, 별다른 조정 없이 강한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등의 직접적 촉매로 N사향 HBM 공정용 전자빔 검사장비와 선형가속기 성능 평가 통과 소문을 꼽는다. 업계 안팎에서는 쎄크가 N사의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연내 구매주문 발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최상위 반도체 기업의 벤더로 채택될 경우 기술 경쟁력이 공식 검증되는 셈이어서, 향후 수주 확대와 레퍼런스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오버행 해소 기대도 주가를 밀어올린 요인으로 언급된다. 상장 후 쎄크 주가에는 원익투자파트너스 등 재무적 투자자 FI 물량이 잠재 매도 물량으로 인식돼왔다. 최근 거래에서 벤처캐피탈 보유분이 상당 부분 시장에 소화된 것으로 보이면서, 수급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기존 FI 물량이 개인과 일부 기관 투자자에게 넘어가는 과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이날 주요 매수 창구 상위에는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증권사가 포진해 개인 투자자 주도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 보유율은 0.8∼2.3 사이에서 큰 변화가 없던 만큼, 이번 급등은 내국인 중심 수급 구조 속에서 거래 회전율이 급격히 높아진 경우로 평가된다. 상장주식수가 882만 주에 불과한 소형주라는 점도 주가 탄력성을 키운 요소로 거론된다.

 

시가총액 측면에서 쎄크는 이날 기준 약 1,250억 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707위권에 머무는 소형주다. 같은 HBM 및 반도체 패키징 밸류체인에 속한 삼성전기 시총 19조 원, 이수페타시스 9조 원, 대덕전자 2조 원 등과 비교하면 절대 규모는 작다. 다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104.97 로, 삼성전기 22.19, 이수페타시스 38.89 등을 웃도는 성장성을 보이고 있어 일부 투자자들은 상대적 저평가 구간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실적도 개선 흐름을 타고 있다. 쎄크는 2024년 12월 결산 기준 매출 539억 원, 영업이익 13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2025년 3분기 2025년 9월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1억 원, 당기순이익 4억 원을 내며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세는 둔화됐지만, 비용 효율화와 제품 믹스 개선으로 수익성이 나아진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재무 구조도 무리 없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부채비율은 156 선에서 관리되고 있으며, 유보율은 659 로 높아지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에서는 일부 장비 발주 지연이 취소가 아닌 일정 이연으로 확인된 만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 장비 매출이 실적에 반영될 경우 이익 레벨이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중장기 모멘텀으로 꼽힌다. 쎄크는 반도체 패키징 검사 장비를 주력으로 하면서, 2차전지와 방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테슬라 4680 배터리를 대표로 하는 원통형 배터리 시장 성장에 맞춰, 고속 인라인 검사 장비 수요가 늘고 있어 관련 수주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방산과 보안 검색 시스템에 적용되는 선형가속기 기술은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해, 안정적 수익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글로벌 환경도 우호적이다. 인공지능 AI 확산으로 HBM을 포함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면서 미세 공정 검사 장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기존 광학 방식보다 해상도와 정밀도가 높은 전자빔 e-Beam 검사 기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고, 검사 장비 국산화 수요도 꾸준히 제기되는 중이다. 쎄크는 국내에서 전자빔 소스와 컬럼 기술을 내재화한 몇 안 되는 업체로, N사 테스트 통과가 공식화될 경우 글로벌 장비사 대비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단기 가격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날만 28 이상 오른 데다 상한가 인근까지 치솟으면서 단기 과열 신호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는 1만4,300원 안착 여부가 추가 상승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가격대를 뚫고 안착할 경우 과거 고점이던 2만 원대까지 상단이 열려 있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1만2,000원선이 무너지면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투자 전략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실제 수주 공시 시점을 2차 랠리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현재 주가는 수주 기대감과 오버행 해소 기대가 선반영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추가 진입은 장중 조정 구간을 활용한 분할 매수 전략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수급 측면에서 FI 물량 부담은 줄었지만, 수주 규모와 시기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뉴스 흐름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일 소지도 남아 있다.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체크해야 할 변수도 있다. 쎄크는 단기간 주가와 거래량이 급등한 만큼 투자주의·투자경고 등 시장 관리 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단기신용융자 잔고 증가 여부에 따라 수급 불안이 커질 수도 있다. 또 N사 수주설이 장기간 공시로 확인되지 않거나 실제 발주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실망 매물이 유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상장주식수가 적은 품절주 성격 탓에 호가 공백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분할 매도와 손절 기준 설정 등 보수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향후 쎄크 주가는 N사 수주 여부, HBM 관련 장비 매출 반영 시점, 2차전지·방산 신규 수주 등 실적 가시성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을 감안하면서, 글로벌 AI 투자 확대와 국산 장비 채택 확대 흐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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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크#n사#h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