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면제 하루만에 4만명 이탈”…SK텔레콤, 해킹 여파 이통시장 흔들
위약금 면제 조치가 이동통신 시장의 균열을 불러왔다.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발표 후 16만여 명이 번호이동으로 이탈했으며, 특히 위약금 면제 마지막 날인 6월 14일 단 하루만에 4만2000명 이상이 SK텔레콤을 떠났다. 이는 최근 3개월간 단일 일자 기준 최대 이탈 수치로, 해킹 사고 이후 가입자 유치 경쟁과 시장 내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향후 법·제도 변화, 신제품 출시 등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이통 산업의 구조적 변화 국면을 예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발표 직후인 4월 22일부터 번호이동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됐다. 위약금 면제 발표 이후 열흘간 전체 16만6441명이 이동했으며, 위약금 면제 종료 당일인 14일 하루에만 4만2027명이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 했다. 이 중 절반가량인 2만1593명이 KT를, 나머지 2만434명은 LG유플러스를 선택했다. 같은 기간 가입자 유입을 감안한 순감 규모도 7만9171명에 달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SK텔레콤이 해킹 공격을 받은 이후 보안 리스크 우려와 기업 신뢰가 동반 하락하면서 대규모 이탈 사태를 촉발했다. 가입자들은 추가 개인정보 유출 우려, 위약금 면제 기회, 신규 단말기 출시에 따른 교체 수요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 이전과 달리 번호이동 시장이 하루 6만건을 넘겼다는 점에서 이통 3사간 치열한 가입자 쟁탈전과 시장 판도 변화가 뚜렷해졌다.
특히 이번 사태는 그동안 위약금 정책·보상 체계가 이통 사용자 이동성과 이탈 신호를 실질적으로 억제해왔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줬다. 면제 기간 종료 이후에는 단말기 신제품 출시가 번호이동 쏠림 현상을 부추길 수 있고, 기존 정부 규제로 호가됐던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와 맞물릴 경우 또 한 차례 대규모 이동이 발생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통법이 오는 22일 폐지되고 삼성전자의 갤럭시Z7 폴더블 시리즈가 새로 출시될 예정이어서 이동통신 시장 변동성이 연중 최고에 달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기업 보안 역량, 이용자 신뢰회복, 공정 경쟁 정책 설계가 더욱 중시될 것”이라 분석했다. 업계는 이제 기술, 제도, 소비자 경험 삼각축에서 이통 산업 재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