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극단적 악플에 멍든 구단”…프로야구선수협회, 팬 향해 절실한 호소→건전 응원문화 촉구
경기장의 환호와는 다른, 보이지 않는 그늘이 SNS 너머로 길게 드리워지고 있다. 심한 비난과 공격성 메시지로 흔들리는 선수들의 마음, 응원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구단과 팬 사이에 놓인 신뢰 역시 깊은 흔적을 남긴다. 최근 연이은 악플과 위협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마침내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20일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일부 팬들이 선수들의 개인 소셜미디어에서 이어지는 악성 댓글과 공격성 다이렉트 메시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선수협회는 "비난과 협박 등 몰지각한 행위가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해칠 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 산업 전체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와 팬이 건강하게 소통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수협회의 공식 입장은 최근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선수 르윈 디아즈가 직접 SNS를 통해 호소한 경험에서 출발했다. 르윈 디아즈는 자신과 가족을 향한 신변 위협성 메시지, 반려동물에 대한 극단적 협박까지 받았음을 공개하며, “더는 참고 넘기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일부 팬들의 도 넘은 행위가 선수 개개인에게 심각한 불안을 안기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팬심이 야구장 분위기를 좌우하지만, 도가 지나친 악플과 폭언은 결국 가장 먼저 선수들에게 그 대가를 요구한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서는 선수들뿐 아니라 가족, 주변 관계자에게도 2차 피해가 이어지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선수들은 경기력 유지조차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으며, 선수협회는 "응원과 비판은 분명 구분돼야 하며, 프로야구라는 공동의 무대를 위해 모두의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팬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간절한 메시지를 재차 던졌다.
지나친 SNS 비난이 불러온 공허한 상처, 그 무게를 이젠 모두가 공감할 순간이다. 때로는 박수를, 때로는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성숙한 응원이야말로 선수와 야구가 건강하게 나아가는 길임을 성찰하게 한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의 이번 호소는 팬 심리의 힘과 책임을 다시 되새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