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중, 아들 혁준과 연기 도전”…단절 뒤 애틋함 맴돌다→세상 향한 담대한 목소리
빛이 스며든 사무실 한편, 배우 권오중의 눈빛에는 잠깐의 휴식이 만들어낸 단단한 온기가 번졌다. 경기일보 유튜브에서 담담히 근황을 전한 권오중은 그간의 오랜 공백기와 가족에게 충실했던 순간들을 이야기했다. 팬들이 기다려온 그의 복귀는 다소 느렸지만, 그 안에는 누구보다 힘겨웠던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2020년부터 숨을 고르던 권오중은 “가정에 집중하며 여러 역할을 해냈다”고 말했다. 아들의 병원 진료와 픽업, 집안일이 새로운 일상이 되었고, 시장의 변화와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배우려는 노력도 거듭했다. 연예인 배우자를 둔 가족의 고단함을 고백하며, 권오중은 “많은 이들의 기대처럼 화려한 삶만은 아니었다”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적지 않은 변화를 택했다. 삶의 경계에서 좋아하던 술도 멀리하고, 관계마저 단절한 채 몇 년간 가족에 온 힘을 쏟은 그는 "지금도 여전히 가족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아들 권혁준의 이야기에 이르자 권오중의 목소리는 한층 애틋하고도 단호해졌다.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혁준의 연기에 대한 꿈이 뜻밖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한 통의 제안으로 새로운 연기 공간을 찾은 부자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한발 다가섰다. “혁준이는 사람 앞에 서는 걸 좋아한다”며, “촬영장에 데려가 보여준 수많은 경험이 연기에 대한 DNA로 남았다”고 덧붙였다. 직접 유튜브에 올려주며 배우 아닌 연출가의 마음으로 아들의 장면을 수십 번이나 찍었다는 고백에, 부자의 삶이 얼마나 단단한 신뢰와 도전 위에 서 있는지 가늠케 했다.
무엇보다 권오중은 병명조차 명확하지 않은 극희귀 질환과 세상의 벽을 솔직히 언급했다. 치료약이 없어 전 세계적으로도 몇 사례 없는 MICU1 변이, 그리고 장애로 인한 오해와 차별, 학창 시절 혁준이 견뎌야 했던 폭력의 상처까지. “부모의 궁극적 바람은 아이가 더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이라며, “내가 눈감기 전에 치료약이 개발돼 혁준이 자유롭길 소망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아울러, “드라마든 예능이든 다시 현장에 설 각오가 돼 있다”며 오해 없이 배우로서의 복귀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삶의 굴곡을 지나오며 배우와 아버지 사이, 두 역할 모두에서 묵직한 책임감을 지켜온 권오중. 그의 복귀와 혁준의 새로운 도전이 특별한 시선으로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젊은 남자’, ‘사랑의 인사’로 시작된 그의 연기 궤적은 최근 ‘킹 오브 킹스’에서 헤로데 대왕 더빙을 맡으며 다시 이어졌다. 권오중, 혁준 부자의 진심 어린 여정은 다양한 시청자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