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스가 첫 화면 장악”…인스타그램, 숏폼 전면 배치로 플랫폼 변화
숏폼 콘텐츠가 모바일 미디어의 주류로 부상하면서 인스타그램이 사용자 경험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올해 15주년을 맞아, 앱 첫 화면을 기존 피드 대신 숏폼 영상 서비스 ‘릴스’가 노출되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테스트를 2일부터 한국과 인도에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선정된 테스트 대상 이용자가 앱 내 알림을 통해 동의할 경우, 앱 접속 시 가장 먼저 릴스 화면이 나타나도록 UI가 달라진다. 업계는 이번 결정이 숏폼 소비 경쟁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스타그램 측은 릴스의 간편한 접근성과 공유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며, 해당 변화가 자연스럽게 숏폼 이용률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릴스는 3분 이내 짧은 영상을 촬영·편집·유통하는 기능으로,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이용자의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 절반을 점유했다. 현재 릴스 전체 시청 시간은 10억 시간을 돌파한 상태다.
특히 기존에는 앱 첫 화면에서 친구·팔로워 게시물을 올린 ‘피드’가 중심이었으나, 이번 UI 개편으로 피드는 별도 ‘팔로잉’ 탭에서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팔로잉’은 ‘모두’, ‘친구’, ‘최근’의 3개 하위 탭으로 재구성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맞팔로우 계정, 전체 팔로우 계정, 최신 콘텐츠만 선별해 제공한다. 릴스 화면이 디폴트로 배치되는 만큼 쇼트클립, 바이럴 콘텐츠 노출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용자 인터페이스의 급진적 변화에도 불구, 인스타그램은 이번 테스트에서 선택권 보장에 특히 방점을 뒀다. 사용자에게 릴스 중심 홈 화면 적용 여부를 직접 선택하게 하고, 적용 후에도 언제든 기존 피드 중심 화면으로 원복 가능한 설정을 제공한다. 이는 플랫폼 내 콘텐츠 소비 양식을 빠르게 전환하면서도 충성 이용자층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글로벌 숏폼 시장에선 유튜브 ‘쇼츠’, 틱톡 등과 경쟁이 격화된 상태다. 틱톡의 연령별 이용자 점유율과 추천 기반 피드 운영 방식이 업계 표준이 되면서, SNS·동영상 플랫폼 기업들이 ‘릴스’와 유사한 기능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인스타그램도 이번 대대적 UI 조정으로 이용자의 체류시간 증대·자사 알고리즘 고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에 나선 모습이다.
현행 국내 인터넷법상 개별 콘텐츠 노출 방식 변경에 별도 규제는 없으나, 개인정보·플랫폼 사업자 책임 등에 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서비스 방식 변화가 추가적인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숏폼이 플랫폼 내 유통·마케팅 방식을 뒤바꾸는 가교 역할을 하면서, 사용자 중심 추천 알고리즘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며 “앞으로 주요 SNS 전반에 걸쳐 숏폼 중심 UI 변화가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인스타그램의 개편이 실제로 글로벌 이용자 행태 변화를 이끌지, 플랫폼 경쟁 재편의 신호탄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숏폼 생태계의 성장 속도와 이용자 경험 간 균형이 플랫폼 지속 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