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수출 벽에 日스즈키 멈췄다”…자동차 산업 불안, 세계 공급망 흔들→글로벌 시장 긴장 고조
햇살 스며드는 일본의 공장지대에, 6월의 바람마저 잠시 멈춘 듯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작은 차체에 비상(飛翔)의 꿈을 품었던 ‘스위프트’의 조립 라인은, 중국발 희토류 수출 규제로 그 맥이 끊겼다. 일본 완성차업체 스즈키에 불어닥친 생산 중단 소식은 무역의 경계 너머부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26일, 스즈키는 거래처에 희토류 수급 차질을 이유로 일본 내 ‘스위프트’ 생산 중단을 고통스럽게 전했다. 일본 대표 언론이 앞다투어 전한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한 회사의 위기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적 취약성까지 드러낸 사례로 기록된다. ‘스위프트’의 심장인 하이브리드 모터와 전기차용 부품에 필수적인 희토류. 그 원천의 70% 이상, 가공의 90% 이상을 중국이 쥐고 있기에, 이번 통제는 곧 세계 산업의 동맥을 움켜쥔 손길이었다.

중국 정부는 4월 4일, 미중 무역 경쟁이 첨예해지자 희토류 7종 대외수출을 특별허가제로 전환했다. 일본 부품사들은 조달선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허가 지연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업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스즈키뿐 아니라 미국, 유럽의 일부 자동차 그룹도 마찬가지 이유로 공장 가동 스케줄에 혼선을 빚게 됐다.
희토류 자원 한 줄기에서 비롯된 파장은 자동차 업계 전체의 불확실성을 키워가고 있다. 시장 전망은 한층 어두워졌고, 추가적인 공급 차질은 완성차 생산위축, 투자 계획의 연기 내지 변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일본 정부와 업계는 대체 자원 개발 및 조달선 다변화를 재차 강조했으나, 단기간 내 해결책을 찾기엔 난관이 많다는 평가다.
국제사회 역시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곤경에 처한 일본뿐 아니라 각국 산업계, 나아가 한국 역시 희토류 공급망 안전성에 이목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세계는 한 자원의 흐름이 거대한 물결처럼 국가 간 이해와 갈등을 증폭시키는 ‘희토류의 시대’를, 다시 한 번 목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