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미국권 시장 확대로 반등”…중국 9월 수출·수입 동반 급증, 미중 무역구조 재편 촉진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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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3일, 중국 해관총서가 9월 수출입 실적을 발표하면서 동남아·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중심의 무역 확대, 미국과의 지속되는 무역 마찰 등 글로벌 교역 지형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발표는 국제사회와 주요 교역국들에 공급망 재편·무역정책 조정 등 다각도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중 갈등이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전략적 대응 및 시장 다변화 행보가 주목된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9월 중국의 수출은 3,285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 증가했고, 수입도 2,381억2,000만 달러로 7.4% 늘었다. 이는 시장 전망치와 전월 실적을 모두 상회한 수치로, 2022년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전문가 합의치가 각각 6.0%(수출), 1.5%(수입)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요국 수요 회복 외에도 중국 내 기업들의 신흥시장 진출 전략이 수치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9월 수출 8.3%·수입 7.4% 증가…미국 비중 축소, 아프리카·동남아 수출 급증
중국 9월 수출 8.3%·수입 7.4% 증가…미국 비중 축소, 아프리카·동남아 수출 급증

특히 국가별 수출 동향에서 기존 주요 교역국인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 감소가 두드러진다. 중국의 9월 대미(USA) 수출은 전년 대비 27% 감소해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14% 증가, 아세안(ASEAN) 국가로의 수출 16%, 아프리카로의 수출은 56% 급증해 시장 다변화가 실적 반등의 동력이 되고 있다. 전체 9월 무역 규모는 5,666억8,000만 달러로 7.9% 확대됐고, 무역 흑자도 904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미중 무역 전쟁과 관세 여파,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요인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와 현지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자리한다. 쉬톈천 이코노미스트(Economist Intelligence Unit)는 “중국 기업이 비용 경쟁력과 현지화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며 “이제 미국이 중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미셸 람 이코노미스트도 “관세 장벽에도 시장 다변화와 경쟁력 덕분에 중국 수출이 회복력을 보인다”며 “이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강경 노선을 유지할 기반”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정부는 희토류 등 핵심 자원에 대한 추가 관세 및 대응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어 양국 간 무역 마찰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지 언론은 “중국의 수출입 반등은 신흥지역 진출을 가속화한 결과”라며 “공급망 전환에 따라 미국·유럽 등 전통 교역국의 입지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중 갈등 및 신흥시장 교역 확장, 중국 내수 부진과 추가 경기부양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경제 질서와 동아시아 공급망 지도에 실질적 구조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되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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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미중무역#신흥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