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협력, 지역 안정의 핵심”…이시바 시게루 총리, 전략적 소통·셔틀외교 의지 강조

한일 관계의 새 전기를 두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이 도쿄 정상회담에서 마주했다. 안정적 한일 협력 필요성을 둘러싼 양국 정상의 전략적 의사소통이 도쿄 총리 관저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는 한미일 협력 강화와 한일 간 셔틀외교, 그리고 워킹홀리데이 등 실질 현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이시바 총리는 8월 23일 한일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일 협력은 양국은 물론, 지역 전체의 이익”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본, 한국, 미국의 협력 강화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 대통령과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격동의 시대에 평화와 안정이 결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며 적극적 협력을 촉구했다.

정상회담 이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이시바 총리는 “한국과는 폭넓은 교류가 지속되고 있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면서 “일관된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교 정상화 이후 구축해 온 기반 위에서 일한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혀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시바 총리는 한일 차관 전략대화의 조기 개최와 양국 방위 당국 간 협력의제 확대도 예고했다. 그는 “지방 활성화, 저출산·고령화, 인구급감, 재해 대책 등 한일 양국 공통 과제를 논의할 협의 틀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워킹홀리데이 제도 확대, 수소·암모니아·인공지능(AI) 협력 추진에 양국 정상이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문제 등 지역 안보 현안도 자리했다. 이시바 총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일한, 일미한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다시 확인했다”고 전했다. 중국을 겨냥해 “힘 혹은 위력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번 일본 방문을 두고 일본 언론은 “역대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양자 외교 방문을 일본에 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실익과 실용 외교의 의지로 해석했다. 이시바 총리 역시 이 대통령의 ‘역사적 방문’에 의미를 부여하고 “한일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힘을 얻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가와 외교가는 한일관계 변화 기류에 주목하고 있다. 워킹홀리데이, 경제안보 협력 등 실용 의제가 다수 논의된 만큼 양국의 세부 정책 추진 과정, 그리고 공동 대응의 실효성에 귀추가 쏠린다. 양국 정부는 정상회담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한 후속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