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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품은 느린 길”…횡성에서 체험과 휴식의 하루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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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품은 느린 길”…횡성에서 체험과 휴식의 하루를 걷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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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청정 자연 속에서 느리게 머무는 여행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단순한 관광지를 벗어나 오감을 깨우는 체험과 산책이 휴식의 새로운 기준이 돼가고 있다.

 

횡성군을 여행한다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횡성호수길이다. 댐을 따라 조성된 6개 구간 가운데 5구간은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숲길에 들어서면 바람 소리가 스며들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드넓은 호수는 잠시 스스로를 내려놓게 한다. 사진으로 남기는 풍경도 아깝지 않은 길이라 SNS에서도 ‘힐링 산책’ 해시태그와 함께 자주 발견된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출처: 한국관광공사

좀 더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횡성루지체험장을 찾는 발걸음도 많아졌다. 폐 국도를 다듬은 2.4km 트랙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미끄러지는 루지는 남녀노소 모두를 미소 짓게 한다. 실제로 현장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친구끼리도 도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음식도 여행의 재미 중 하나다. 안흥찐빵 모락모락마을에선 직접 찐빵을 빚어보고 갓 쪄낸 빵을 맛본다. 아이들은 포토존에서 뛰놀고, 어른들은 옛 마을의 정겨운 풍경을 사진으로 남긴다. 지역 명물 체험이 입과 마음에 모두 남는 순간이다.

 

조용한 감성을 원한다면 풍수원 성당이 어울린다. 예스러운 고딕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어우러져 천장과 스테인드글라스마다 밴 빛이 고요하게 마음을 채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난 이들이 잠시 울림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숲의 여유를 찾는 이들에겐 둔내면의 미술관 자작나무숲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예술작품이 놓인 숲길을 걷다 보면 자연과 예술이 스며든 힐링을 온몸으로 받는 기분이 든다. 인근 국립 청태산 자연휴양림의 잣나무 숲길에서는 한여름에도 선선한 공기에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더 다양한 레저를 원한다면 웰리힐리파크에서 계절마다 스포츠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농촌의 정겨움이 그리운 이들에게는 고라데이마을의 화덕 밥짓기, 움막 체험 등이 소박하지만 깊은 위로가 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잠깐이라도 그곳에 머문 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 마음이 달라져 있었다”, “아이와 함께 걷는 산책로가 여행의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는 리뷰가 꽤 많다.

 

작고 사소한 발걸음이지만, 횡성의 자연과 체험 여행이 주는 여운은 오래 남는다. 한적한 호수길, 달콤한 찐빵 한입, 숲길의 바람 한 줄기 속에서 우리는 여행이 주는 진짜 쉼을 알아간다. 지금의 여행은 목적지를 넘어, 삶의 리듬을 조금씩 바꾸는 작은 기호가 돼가는 중이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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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횡성호수길#횡성루지체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