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방첩사, 이재명·한동훈·우원식 신병 확보 집중”…군 지휘부 비상계엄 작전→법정 파장
정치

“방첩사, 이재명·한동훈·우원식 신병 확보 집중”…군 지휘부 비상계엄 작전→법정 파장

조수빈 기자
입력

긴박하게 어둠을 가른 비상계엄의 밤, 국군 방첩사령부 소령 신동걸은 체포조 편성 명령을 받았다고 조용히 증언대에 올랐다. 대통령의 신병 확보를 목표로 짜인 군 작전의 세부 흔적들이, 증언 한 줄 한 줄마다 법정 공기의 무게를 바꿔놓았다. 이재명 대통령,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주요인사들의 거명과 포승줄·수갑 지급 상황, 출동 경로에 이르기까지 현장성 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일 공판에서는 경찰 수뇌부와 방첩사령부 내 연락망, 그리고 군의 상부 지시가 교차하는 현실이 생생히 드러났다. 신동걸 소령은 “출동팀을 체포조로 칭하게 된 건 마지막 순간이었고, 장비는 백팩형 세트 속 방검복과 포승줄, 수갑 등이었다”며 작전 지시 당시 혼돈 속 기계적으로 움직였던 심경을 노출했다. 실제 운영된 출동팀은 12월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으로부터 '이재명·한동훈·우원식 3명 검거에 집중하라'는 명확한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 도착하면 경찰 등과 접촉해 신병을 인계받고, 이후 구금시설로 이동하라는 구체적인 단계까지 들었다고 했다.

“방첩사, 이재명·한동훈·우원식 신병 확보 집중”…군 지휘부 비상계엄 작전→법정 파장
“방첩사, 이재명·한동훈·우원식 신병 확보 집중”…군 지휘부 비상계엄 작전→법정 파장

여기서 수방사와 707 특임대 등 육군 병력 명칭과 경찰, 그리고 군 정보라인이 한데 엮이는 작전 구조가 증언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지시받는 순간 기준이나 죄목, 수사의 적법성에 대한 세세한 정보는 공유되지 않았다. 신 소령은 자신들과 동료들이 일단 신속히 움직여야 했던 상황, 미래 예측 불가능한 정치 격랑 한복판에서 ‘분·초 단위 기억’을 짚어내야 했던 긴박함을 강조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방첩사 수사단 간부가 팀장들에게 전한 카카오톡 메시지도 증거로 확인됐다. ‘기존 부여된 구금 인원 전면 취소, 모든 팀은 우원식·이재명·한동훈 3인 중 보이는 대로 먼저 체포해 구금시설로 이동하라’는 문장에, 국가 권력 상층부의 지시라인이 생생히 담겼다. 변호인의 신문 과정에서는 시기별 기억이 혼재되었을 가능성, 예민한 충돌 속 사실 관계의 경계도 논의됐다. 그러나 신 소령은 “기본적인 사항은 명확히 기억한다”고 단호히 응수했다.

 

법정에서 공개된 이 증언사슬은 비상계엄 선포와 정치인의 신병 확보 시도라는 예민한 작동방식이 어떻게 현실로 작동했는가를 드러냈다.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 등 최고위직의 내란 혐의 사건 공판인 만큼 향후 이 사건의 파장은 정국과 민심에 길게 남을 전망이다. 정가 일각에서는 당시 작전의 적법성, 정치적 중립성 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재판부는 추가 증인신청 및 사실관계 검토를 예고하며, 향후 심리가 이어질 예정이다.

조수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방첩사령부#이재명#한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