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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혈투 5-5”…양현종-김광현, 10번째 맞대결→KIA-SSG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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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혈투 5-5”…양현종-김광현, 10번째 맞대결→KIA-SSG 무승부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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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웃고, 또 누군가는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양현종과 김광현 모두 결정적인 순간마다 각자의 색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마지막 11회 말, 박성한의 배트 끝에서 만난 굳은 의지가 공중으로 흩어질 때, 관중석 곳곳엔 심호흡이 남았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가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뜨거운 경기를 펼쳤다. 10번째 맞대결을 맞은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김광현(SSG 랜더스)이 나란히 선발 등판했으며, 경기는 5-5 연장 11회 무승부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연장 혈투 5-5”…양현종-김광현, 10번째 맞대결→KIA-SSG 무승부
“연장 혈투 5-5”…양현종-김광현, 10번째 맞대결→KIA-SSG 무승부

경기 초반은 KIA 타이거즈의 흐름이었다. 5회 2사 1, 2루에서 최형우가 시즌 13호 선제 3점 홈런을 신고하며 포효했고, 이어진 2사 만루 상황에서 김태군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 대거 4점을 쌓으며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SSG 랜더스의 반격이 곧 전개됐다. 5회 박성한이 외야를 가르는 솔로 홈런으로 시작을 알렸고, 6회 오태곤이 화답하듯 좌월 1점 홈런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KIA는 8회 박민의 프로 데뷔 첫 홈런으로 5-2까지 앞섰으나, 8회말 고명준의 2루타가 터지며 SSG에 추가점을 내주어 점수가 3-5로 좁혀졌다.

 

극적인 동점은 9회 SSG의 집념으로 완성됐다. 1사 이후 최지훈이 3루 기습 번트 안타로 진루하자, 곧바로 오태곤의 우전 안타, 에레디아의 좌전 적시타가 연이어 나왔다. 이어 한유섬이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로 5-5, 귀중한 균형을 이뤄냈다.

 

팽팽한 긴장은 연장에서도 이어졌다. KIA는 연속된 위기에서 김규성의 다이빙 캐치와 우익수 최원준의 집요한 홈 송구로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연장 10회에는 SSG 최지훈이 이창진의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막아내 경기장을 숨죽이게 했다. 끝내 연장 11회까지 고른 경기력 속 결승점이 나오지 않아 승패 없이 경기는 맺음표를 찍었다.

 

마운드에서도 굵은 기록이 이어졌다. KIA 정해영은 9회 4연속 안타를 내주며 흔들렸지만, 뒤이은 성영탁이 1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데뷔 후 17과 3분의 1이닝 연속 무실점, KBO리그 역대 3위라는 값진 기록을 남겼다. 경기를 마친 후 관중석에는 “양현종과 김광현의 명장면은 늘 특별하다”는 소감과 함께 아쉬움과 뿌듯함이 교차했다.

 

KIA와 SSG 모두 이날 무승부로 중상위권 도약을 위한 동력을 남겼다. KIA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은 채 연패 탈출과 재기의 기회를 도모하고, SSG는 불펜 운용과 타선 응집력 회복이 앞으로의 승부를 가를 열쇠로 남았다.

 

진득했던 여운만이 밤공기를 감싸던 인천 구장, 이름을 남긴 기록과 벅찬 마음들이 조용히 흘렀다. 2025년 6월 21일 밤, 한국야구의 오늘은 또 한 번 위로와 질문을 남긴 채 관중의 머릿속에 깊이 새겨졌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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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김광현#k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