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힘입은 반도체 수출 도약"…6월 ICT 역대 최대 실적 기록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산과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정보통신산업(ICT) 수출 기록 경신을 이끌고 있다. 2024년 6월 ICT 수출은 220억3000만 달러로, 역대 6월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업종이 전체 수출의 68%를 차지할 만큼 성장을 이끌었고, AI 서버 투자에 따른 HBM·DDR5 등 차세대 메모리의 해외 수요가 호조를 이어갔다. 업계는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가 팽배한 가운데서도 혁신 기술 기반의 수출 호조가 ICT 산업의 체질 변화를 가속하는 ‘분기점’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번 달 ICT 수출 성적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서 드러난다. 상반기 누적 수출은 1151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무역수지도 442억4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6월 반도체 수출은 149억8000만 달러로 한 달 기준 역대 최고치다. HBM·DDR5와 같은 고성능 메모리 칩의 글로벌 시장 출하가 빠르게 늘며 D램·낸드 등 주요 메모리 제품 가격도 반등했다. 기존 설비보다 병렬 연산 및 대용량 처리가 필요한 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국 반도체의 기술 경쟁력이 시장에서 실적으로 이어졌다.

휴대폰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60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주력 모델 판매 호조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다변화에 힘입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도 10.8% 성장한 66억4000만 달러였다. 특히 AI·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데이터센터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출이 급증했다.
반면 디스플레이 수출은 13.9% 감소한 87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소비 위축 및 세트업체 생산 조정, 지난해 수요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통신장비도 해외 현지 생산전환(특히 베트남) 및 글로벌 시장 정체 여파로 2.5% 감소해 11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인 중국(홍콩 포함) 수출이 11.5% 줄며 고전했으나, 베트남(10%↑), 대만(89.6%↑), 미국(14.5%↑), 일본(5.7%↑) 등지로의 수출이 큰 폭 늘었다. 대만과 미국에서는 휴대폰 및 반도체, 컴퓨터 부문의 빠른 성장이 두드러졌다. EU 수출은 2.7% 소폭 감소한 58억 달러였다.
글로벌 IT 공급망 재편과 미중 통상 갈등, 생산지역 이전 등이 각 품목별 실적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고부가가치 반도체 및 AI 데이터센터 특화 제품군이 수출 성장의 동력이라는 점에서, 경쟁국 대비 기술 우위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입규제 변화도 여전한 변수다.
정부는 AI·반도체 핵심품목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재·부품·장비 내재화, 첨단 메모리 R&D, 차세대 IT 수요 발굴 등에 힘을 싣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도입 가속화와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장 흐름 속, 한국 ICT 산업의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기술 고도화가 실제 시장 점유율로 연결될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