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동물농장 오돌이·오월이, 야성과 온기 넘나든다”→슈퍼 아주머니와 운명적 교감의 시작
가평의 작은 슈퍼마켓 안, 야생의 운명을 타고난 오소리 오돌이에게 아주머니의 품은 고된 생의 첫 안식처였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등산객 손에 이끌려온 어린 오돌이는 따스한 손길과 우유 한 병에 기댄 채, 서툰 숨을 이어가야 했다.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어느새 오돌이의 멋진 줄무늬와 날 선 발톱에도 아주머니 곁에서는 반려동물처럼 애정 어린 눈빛을 띠기 시작했다.
그 곁을 지켜온 고양이 오월이 또한 슈퍼마켓의 오래된 풍경이었다. 오돌이가 들어섰을 땐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서로를 경계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둘 사이엔 장난과 우정의 균형이 깃들었다. 오돌이는 한때 수줍던 자세를 벗고, 이제는 오월이와 쫓고 쫓기는 소란 속에 서로의 존재로 하루를 채워간다. 복수처럼 이어지는 장난, 눈맞춤하고 스치는 등잔불처럼 고요한 사이가 돼간다.

하지만 평화로움 뒤엔 현실의 무게가 있다. 오돌이의 자라나는 호기심은 슈퍼 앞 화분을 넘어뜨리고, 아주머니의 손에 작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무엇보다 마음을 짓누르는 건 오돌이를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결심이다. 야생성을 찾으라는 본능과 인간의 애틋한 손길이 맞부딪히는 날들, 아주머니는 점점 커지는 그리움과 책임감 사이에서 오돌이의 훈련을 시작한다.
습관과 자유, 애착과 이별의 망설임 속에서도 이들은 하루하루를 소박하게 쌓아간다. 슈퍼마켓의 한낮 볕처럼 따뜻한 풍경, 종을 넘어선 동물들과 인간의 우정, 오돌이와 오월이, 그리고 아주머니가 이뤄내는 삶의 울림은 묵묵하지만 깊게 흐른다. 이번 주 ‘TV동물농장’에서는 동물과 사람이 진짜 가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진하게 그려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