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물병 차올린 린가드”…FC서울, 전북전 치열→5위 수성 결의
서늘한 빗줄기 속 난타전, 서울월드컵경기장 벤치에선 숨죽인 감정이 쌓여갔다. 후반전 24분, 린가드가 교체 아웃되자, 고요했던 순간 벤치 옆으로 물병이 나뒹굴었다. 그의 신중한 표정 이면엔, 승리를 놓친 아쉬움과 소속감을 둘러싼 고뇌가 교차했다. 전북 현대를 상대로 FC서울은 치열한 슈팅 공세를 펼쳤지만, 득점력 앞에서 끝내 미소를 보이지 못했다.
2023시즌 K리그1 31라운드 맞대결에서 FC서울은 총 20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단 한 골에 머물렀다. 선발 공격수로 나선 린가드는 끈질긴 움직임으로 분위기를 이끌었으나, 명확한 득점 기회를 찾지 못했다. 김기동 감독은 스피드가 필요한 국면을 앞두고 문선민을 투입했고, 이에 린가드는 아쉬운 표정으로 터치라인을 벗어났다.

경기 뒤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가 전반에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박스 안으로 파고드는 유형은 아니었다”며 전술적 필요에 따라 교체 결정이 내려졌음을 설명했다. 또한 감독은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90분 내내 뛰고 싶을 것”이라며 선수의 감정을 존중한다는 뜻도 밝혔다. 총 5개의 유효 슈팅 속 1득점, 그것도 상대 자책골이라는 결말은 구단과 팬 모두에게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 마무리에서 “더 세밀한 마무리와 박스 안 움직임이 필요하다”며, 팀 공격의 완성도를 아쉬워했다. 한편 전북 현대와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실점을 허용한 점을 언급하며, 후방 집중력과 전반적 경기력 조정에도 힘을 쏟을 계획임을 밝혔다.
팬들의 응원 속에 FC서울은 여전히 리그 5위 자리를 지켰다. 이제 팀은 30일 펼쳐지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대회에서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맞붙고, 다음달 5일 수원FC와의 리그전도 앞두고 있다. 김기동 감독은 “아쉬움 속에서도 동점을 만든 선수들의 의지가 값졌다”며 “빠른 재정비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비 그친 밤, 경기장의 조명 아래 흔적처럼 남은 린가드의 아쉬움과 팬들의 박수. 진한 울림과 더 단단한 재도를 꿈꾸는 FC서울의 시간은 계속된다. 부리람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9월 30일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