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H-1B 인상은 인재 유출 기회”…캐나다, 미국 기술인력 적극 유치 시사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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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7일, 영국(London)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Canada) 총리가 미국(USA) H-1B 비자 수수료 인상에 대응한 기술인재 유치 정책을 공식 언급했다. 카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전 H-1B 비자 신청자들을 캐나다로 유치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하며, 캐나다 정부가 이민 정책 재검토와 신규 유치 정책 제안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번 발표는 최근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H-1B 비자 발급 수수료를 연간 1,000달러에서 10만달러로 대폭 인상하기로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등 첨단분야 전문직 인재를 대상으로 하며,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비자 수수료 100배 인상 소식으로 미국 현지 테크 업계는 즉각적 충격에 휩싸였고, 내국인 일자리 잠식 논란까지 겹치면서 사회적 논쟁도 고조되고 있다.

캐나다, 美 H-1B 비자 인상에 기술인력 유치 정책 시사
캐나다, 美 H-1B 비자 인상에 기술인력 유치 정책 시사

과거에도 미국은 인재 이민에 있어 선택과 집중 정책을 반복해 왔다. 2024년 기준, H-1B 발급자의 71%는 인도, 11.7%는 중국 출신으로, 아시아계 고급 인력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다. 이번 수수료 인상으로 아시아권은 물론 글로벌 인재가 미국을 등지고 캐나다와 같은 국가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UK)과 중국(China) 등 각국 정부도 미국 정책 변화에 빠르게 주목하는 분위기다. 영국은 유사 비자 수수료를 아예 폐지하고, 중국은 STEM 분야 외국 인재 유치를 위한 신규 비자 제도를 곧 도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정책 변화가 확산되자 미국 내외에서는 기술인력의 글로벌 이동과 인재 쏠림 현상이 북미에서 유럽, 아시아로까지 확장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각국 정부뿐 아니라 글로벌 테크 업계와 투자자 역시 즉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내 기술주는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북미·유럽·아시아 간 인재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등 주요 외신도 “미국의 인재 패권에 구조적 변화가 시작됐다”며, 각국의 전략적 대응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 등 경쟁국의 적극적 인재 영입과 미국의 이민·비자 정책 변화가 글로벌 기술 인력 시장에 근본적 재편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정책 동향이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국제사회는 북미를 둘러싼 기술 인재의 이동과 그 파장이 세계 경제 질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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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미국#h-1b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