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35도 순천의 여름”…찜통더위 속 숲과 물가로 모였다
요즘 순천을 찾는 사람들이 자주 묻는다. “어디서라도 시원함을 찾을 수 있을까요?” 한낮이면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폭염에, 예전보다는 더위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졌다. 예전엔 마당 아래 부채질이 일상이었다면, 지금은 전혀 다른 여름 풍경이 펼쳐진다.
순천을 비롯한 남도 지역, 7월 초부터 이어진 폭염 경보에 시민들은 이른 아침공원 산책이나 실내 전시관 방문 등 새로운 일상으로 적응하는 중이다. SNS에는 순천만국가정원을 배경으로 “아침 숲 산책”을 인증하는 사진이 잇따른다. “더울수록 바람 좋은 숲이 그립다”는 반응도 많다. 낮 동안에는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 같은 실내 공간에서 자연을 배워보기도 하고, 습지 전망대에 올라 서늘한 바람을 맞으려는 이들도 눈에 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를 찾는 방문객 수가 폭염이 시작된 지난주부터 하루 평균 15%가량 늘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전언. 조계산 도립공원, 선암사 숲길 산책로 역시 평소보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기상청은 “순천 지역에서 당분간 낮 최고 35도 이상의 무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며 야외장시간 활동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자연 공간이나 실내 전시관을 찾는 피서법이 ‘단순한 더위 회피’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신의 리듬을 회복하는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임은지 심리상담가는 “물가나 숲에서 보내는 시간은 무더위로 인한 피로를 효과적으로 이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며 “내가 좋아하는 장소에서 잠시라도 머무는 것만으로 일상의 만족감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더위에 찌들 때마다 순천만 산책이 나의 탈출구”라거나, “조계산 숲길에서 마시는 시원한 공기가 무엇보다 행복하다”고 적은 이들이 많다. 한때는 에어컨 바람이 최선의 피서법이었지만, 이제는 자연과 가까워지는 방식을 서로 공유하는 모습이다.
올여름 순천을 채우는 찜통더위는 분명 쉽지 않다. 그렇지만 무더위 속에서도 자신만의 쉼을 찾으려 자연과 문화공간을 찾는 움직임은 작지만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