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언더파 질주”…김비오, 부산오픈 첫날 단독 선두→번아웃 극복 시동

긴 휴식 끝에 돌아온 김비오의 맨 얼굴에는 홀가분한 미소가 번졌다. 지난해 번아웃에 무너졌던 기억, 허리 통증으로 힘들었던 시간들이 묻어난 눈빛 속에서도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결국 첫 라운드에서 보여준 6언더파 질주는 응원하는 팬들에게 희망의 신호탄이 됐다.

2024 백송 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총상금 10억원)은 5일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파71)에서 1라운드를 치렀다. KPGA 투어 통산 9승을 자랑하는 김비오가 이날 6언더파 65타로 리더보드 최상단을 차지했다.

김비오는 10번 홀에서 출발해 11번 홀 보기 뒤 이내 12번 홀에서 버디로 만회했다. 이어 버디 6개를 추가하며 그린 위에서 매끄러운 감각을 뽐냈다. 그린 적중률 66.9%를 기록하는 등 날카로운 아이언 샷과 퍼터 교체 효과까지 더해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김비오는 라운드 후 “지난해 중반부터 번아웃이 왔다. 스스로를 너무 압박한 게 원인이었던 것 같다”며 “골프를 잠시 쉬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재미있게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팬 서비스에 힘쓰며, 번아웃을 완전히 극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스코어를 잃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마무리가 잘 됐다. 첫날 좋은 위치에 있어 만족한다. 대회마다 평가 노트를 작성하며 부족했던 점을 복기하고 있다”며 자신만의 과정 중심 전략을 공개했다.

김비오는 통산 10승 달성에 한 발짝 다가서며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부산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숙면을 하며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겠다. 조급함 없이 과정을 즐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민준과 전준형이 3언더파 68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문도엽은 2언더파, 김백준이 1언더파로 상위권을 이뤘다. 지난해 부산오픈 우승자 엄재웅은 5오버파, 초대 챔피언 황중곤은 10오버파로 부진했다.

하루를 견디는 선수의 굳은 의지와 미소, 현장에 쏟아진 박수의 온도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김비오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부산오픈 2라운드는 6일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이번 라운드는 시즌 반등과 통산 10승을 향한 과정의 또 다른 장면이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