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플랫폼에 암진단 AI 탑재”…루닛, 맞춤형 솔루션 공동개발로 글로벌 확대
클라우드 기반 의료 인공지능(AI) 기술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의 판도를 재편하고 있다. 루닛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개발 발표로 맞춤형 암 진단 AI 및 워크플로우 자동화 솔루션이 미국 등 대형 시장 진출의 기폭제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업이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루닛과 MS는 2일 MS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에 루닛의 암 진단 AI 솔루션을 탑재하고, 실제 임상 현장 맞춤형 AI 서비스와 자동화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루닛은 빅테크와의 첫 공식 협업을 바탕으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의료기관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AI 제품 공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에 공개된 주요 협력안은 의료기관별 임상 환경, 데이터 편차에 최적화된 ‘AI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중핵이다. 현재 의료AI 기술의 가장 큰 과제인 병원 간 데이터·환경 차이로 생기는 성능 편차를 줄이기 위해, 각 기관 고유의 데이터로 AI 모델을 미세 조정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병원별로 일관성 있고 신뢰도 높은 진단 결과를 제공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미래형 병원 자동화 솔루션 역시 협력의 핵심이다. 양사는 자율형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반으로 의료영상 촬영부터 AI 분석, 진단 결과 제공, 후속 예약까지 의료진 개입 최소화와 공정 자동화가 가능한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에이전틱 AI는 인간의 개입 없이 상황을 판단하고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고도화된 AI로,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고 환자 진료의 전 과정 속도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글로벌 의료 현장 실사용을 감안한 접근성 강화 방안도 논의됐다. 별도의 IT 인프라 구축 없이 MS 애저 기반 솔루션에 원격으로 접속할 수 있어 중소형 병원, 각국 의료기관의 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진 것이 강점이다. 실시간 배포·관리, 보안 측면에서도 MS의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빅테크-의료AI 협업은 이미 미국·유럽 시장에서 본격화됐다. 구글, IBM 등도 유수 의료 AI 기업과 맞춤형 진단, 업무 자동화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FDA 등 글로벌 규제기관은 의료AI의 임상 내 실사용 및 데이터 투명성 검증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번 루닛-MS 모델이 실제 인증 프로세스와 규제 적합성에서 주요 레퍼런스가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AI의 의료 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접근성, 확장성, 임상 통합이 필수”라며 “MS와의 전략적 협업이 글로벌 시장 진출과 산업 생태계 변화를 앞당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S 측 역시 “루닛의 의료AI 기술력과 MS 글로벌 인프라 결합이 차세대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 구현력, 글로벌 임상 표준, 의료 데이터 관리 등 복합 요인이 상용화의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