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치에 대형 제철소 건립 추진”…러시아-파키스탄, 산업협력 새 국면
2025년 7월 2일 현지시각, 파키스탄(Pakistan) 최대 도시 카라치(Karachi)에서 러시아(Russia)와의 새로운 제철소 건립을 둘러싼 중대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러시아 측은 이번 여름 중 최종 합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양국 투자 및 산업 인프라 변화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번 협력은 러시아-파키스탄 양국이 장기간 교착 상태였던 산업 프로젝트를 재개하는 움직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최근, 카라치 주재 러시아 총영사 안드레이 V. 페도로프는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 일간지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파키스탄이 카라치 제철소 건립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러시아 기술진이 현지를 방문해 구체적 계약의 준비 단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파키스탄 현지 대형 산업시설 건립을 공식 확인한 첫 사례다.

러시아의 대형 산업 프로젝트는 1970~1980년대에도 이뤄진 바 있다. 당시 소련은 ‘파키스탄 제철소’(PSM) 건설을 주도하며 파키스탄 경제 자립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지만, 지속적 부실경영과 재정악화, 정치적 리스크로 2015년 이후 본격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러시아는 신드주 지역 발전소 등 주요 인프라 건설도 진행하며 두 나라간 산업 교류를 꾸준히 이어왔다. 최근 들어 러시아가 추진하는 제철소는 과거의 협력 경험을 토대로 한 ‘산업 파트너십 재개’ 신호로 읽힌다.
파키스탄은 현재 산업 수요 대응과 경제회복을 위해 러시아와의 에너지·산업협력 범위를 확대 중이다. 2023년 파키스탄은 사상 첫 러시아산 원유 도입 계약을 성사시켜 국제 유가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받았고, 에너지·인프라 영역 전반으로 협력을 넓히고 있다.
양국의 이번 제철소 합의 가능성에 대해 파키스탄 내부는 대체로 환영 분위기다. 페도로프 총영사는 “공장 완공시 산업생산 회복과 인프라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지 투자자들 역시 제철소 건설이 구체화되면 철강, 건설 등 연관 산업의 활기와 단기적 증시 반등도 점쳐진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 국제 경제 전문지는 과거 협력의 실패 경험과 파키스탄의 정치·재정 리스크를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보·외교적 측면에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아시아권, 특히 에너지 수요가 큰 신흥국과 실물 프로젝트 협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제 언론 역시 이번 러시아-파키스탄 산업 협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로운 공급망 구축 시동”으로, 중동 기반 아랍뉴스는 “양국 투자·기술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을 경우, 러시아-파키스탄 간 추가 산업 프로젝트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세계 철강·에너지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양국의 산업 파트너십 재출범 효과와 장기적 파급력이 주목된다. 투자자들과 국제사회는 하반기 중 나올 최종 계약 합의와 실제 이행 여부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