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연장 2차전 버디 마침표”…이가영, 셀트리온 퀸즈 정복→시즌 첫 포효
스포츠

“연장 2차전 버디 마침표”…이가영, 셀트리온 퀸즈 정복→시즌 첫 포효

정하린 기자
입력

차분함과 자신감이 교차한 순간, 이가영의 손끝에서는 흔들림 없는 결의가 묻어났다. 마침내 결실을 맺은 우승의 장면은, 예측 불가의 연장전 끝에 얻은 값진 결말이었다. 팬들은 그녀의 집중력과 마지막까지 놓지 않은 침착함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냈다.

 

8일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마지막 라운드까지 치열하게 펼쳐진 승부는 이가영, 한진선, 김시현이 각각 12언더파 204타로 공동 선두를 이루면서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초반부터 세밀한 흐름이 뒤얽힌 대회장은, 각 선수들이 접전의 순간마다 강렬하게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연장 2차전 버디 성공”…이가영,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우승→시즌 첫 승 수확
“연장 2차전 버디 성공”…이가영,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우승→시즌 첫 승 수확

특히 이가영은 마지막 홀에서 막판까지 정교한 샷을 펼치며, 김시현과 함께 일찌감치 클럽하우스 리더보드를 선점했다. 마침표는 한진선에게 달려 있었으나, 18번 홀의 1.5m 파 퍼트를 놓치면서 결국 세 선수 모두 연장에 나섰다. 첫 연장 라운드인 18번 홀에서는 한진선이 10m 버디 퍼트를 넣는 반전 드라마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가영 역시 침착함을 잃지 않고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대회장의 긴장은 한층 더 높아졌다.

 

2차 연장으로 이어진 승부에서 이가영은 다시 한번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홀 1.5m 거리의 냉정한 버디 퍼트 앞에서, 한진선은 9m가 넘는 먼 거리의 도전을 감행했으나 성공시키지 못했다. 결국 현장의 숨죽인 기다림 끝에 우승의 이름은 이가영에게로 돌아갔다.

 

경기 직후 이가영은 “연장을 크게 예상하지 않았고, 뿌릴 물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또한 “한 홀에서 모든 것이 정해지는 순간, 오히려 자신감을 더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 전략으로는 “18번 홀 세 번째 샷에서는 컨트롤 샷보다 풀 스윙을 남기는 방식을 택했다. 1차 연장 58도, 2차 연장 52도 웨지의 풀스윙 덕분에 결과가 좋았다”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최근 드로 구질 복귀와 집중력 강화도 상승세의 비결로 꼽았다.

 

시상식과 기자회견에서도 이가영의 침착함은 흔들림 없이 이어졌다. “화가 날 때는 과거의 좋은 기억을 떠올리거나, 다른 생각으로 마음을 다스린다”며 멘탈 관리 경험을 공유했다. 이어 올해 목표로 두 번째 우승을 꼽으며,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이번 우승으로 이가영은 단숨에 시즌 첫 승을 기록해 상금 순위와 대상포인트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곧바로 이어지는 KLPGA 메이저 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그녀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묵묵히 연습장을 떠났던 저녁, 코스 위에 남은 발자국만큼이나 깊은 여운이 남았다. 오늘의 승부는 끝났지만, 날 선 긴장과 담백한 미소 속 이가영의 오늘은 오래도록 골프 팬들 가슴에 남을 것이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의 우승 경쟁은 2025년 6월 8일, 한여름 초입의 초록 필드에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남겼다.

정하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가영#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한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