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고통의 흔적을 묻다”…스트레이트, 내란과 통합의 숙제→시청자 심장 두드린 질문
한낮의 태양 아래 분주한 시장 어귀, 풍경 속 사소한 물가에도 망설임이 번졌다. MBC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웃음기 어린 국민과 마주한 순간보다도, 거리로 내민 손끝에서 터져 나오는 간절한 삶의 무게에 귀 기울였다. 마치 숨겨진 상처를 곱씹듯, 내란의 기억과 국민 통합의 긴 여정은 방송을 따라 진하게 드리웠다.
내란 직후 다시 세워진 국정, 국민주권정부라는 명명 아래 첫 발을 내딛었지만, 민심은 아직 부유하고 있었다. 오찬 테이블에 마주 앉은 여야 대표들의 얼굴, 치열했던 대립의 시간을 상징하듯 굳게 닫혀 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잦은 거부권 행사와 새로운 법안들의 충돌, 특검과 특별법을 두고 이어진 국회의 대치 국면은, 새 정부가 맞닥뜨린 벽이 쉽게 허물어지지 않음을 보여줬다.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대통령 득표율이 남긴 화두, 국민 절반의 갈라진 염원, 방송은 이를 두고 ‘진짜 통합’에 대한 깊은 질문을 남겼다.

정치는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 카메라는 시장, 공단, 거리, 일터를 오가는 시민의 숨결 가까이로 다가섰다. 저마다 버텨왔던 하루들—두부 한 모로 무거워진 살림, 고공에 오른 노동자, 빚더미에 내몰린 자영업자가 놓인 자리마다 생존의 처절함이 맺혔다. 내란이 바꿔놓은 것은 정권만이 아닌, 가장 일상적인 생존의 지도였다. 0%대로 내려앉은 경제지표, 무겁게 겹친 무역 장벽과 경기 악화 소식은 복구가 아닌 구조적 전환의 필요성을 강하게 드러냈다. 시청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마주한 질문, 그리고 대답 없는 고민에 직접 서 있었다.
아물지 않는 상흔도 되짚는다. 작별을 고한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의 생애와 34년 넘게 이어진 미해결 과제, 그리고 생존자가 이제 단 6명이라는 사실은 세월이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일본 전범기업의 배상 대신 정부가 앞장서는 3자 변제, “어디의 정부인가”라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분노. 한일 관계는 광복 80주년과 국교 정상화 60주년에도 풀리지 않았다. 아픔과 외면, 결국 ‘스트레이트’는 대답이 유보된 역사적 과제를 현재진행형으로 그렸다.
정치의 무대와 시장, 골목, 고공의 현장 사이를 오가는 방송은, 국민과 정부가 다시 만나는 출발선에 서서 숙제를 건네주었다. 목소리가 울리는 공간마다, 해결되지 않은 내란과 통합의 물음표가 맴돌았다. 한편 MBC ‘스트레이트’가 전한 집요한 기록과 질문은 6월 8일 일요일 저녁 8시 30분, 공영방송 채널을 통해 시청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