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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투런포 폭발”…재러드 영, 화이트삭스전 홈런→메츠 승리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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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투런포 폭발”…재러드 영, 화이트삭스전 홈런→메츠 승리 견인

윤지안 기자
입력

오랜만에 찾은 빅리그 무대에서 재러드 영은 매 순간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방망이 끝을 타고 오른공이 공중을 가르자, 시티필드는 환호로 물들었고, 동료들은 벤치에서 힘껏 손뼉을 쳤다. 투런 홈런이 담장 너머로 사라지는 순간, 팽팽하던 균형의 추는 뉴욕 메츠 쪽으로 기울었다.

 

재러드 영은 28일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 6번 지명 타자로 출장해 3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1회말 2-2 동점 상황에서 그의 큼지막한 투런 아치는 경기의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했다. 조너선 캐넌의 빠른 공을 힘 있게 밀어붙인 이 한 방은 메츠에 소중한 리드를 선물했고, 팀은 6-4 승리라는 결실로 화답했다.

“결승 투런포 폭발”…재러드 영, 화이트삭스전 홈런→메츠 승리 견인 / 연합뉴스
“결승 투런포 폭발”…재러드 영, 화이트삭스전 홈런→메츠 승리 견인 / 연합뉴스

특히 이날 홈런은 영에게 각별한 의미로 남았다. 지난해 9월 23일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기록한 이후 613일 만에 터진 빅리그 홈런. MLB닷컴도 영이 3개 팀과 2개 국가를 돌며 다시 이 무대를 밟기까지의 긴 여정에 주목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새 출발을 알렸던 영은 KBO리그에서 38경기 타율 0.326, 10홈런, 39타점을 남긴 뒤, 재도전을 선택했다.

 

메츠와 새로이 계약한 뒤 올 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 시러큐스에서 땀을 흘린 그는, 지난 5월 25일 콜업 소식을 받고 꿈의 무대로 돌아왔다. 콜업 후 3경기까지는 타격 부진에 시달렸으나, 이날 4번째 경기에서 마침내 멀티히트와 결승 홈런을 동시에 터뜨리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경기 후 재러드 영은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났다”며 “MLB는 세계 최고의 리그라고 믿는다. 앞으로도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카를로스 멘도사 메츠 감독도 “영은 마이너리그와 해외리그를 전전하면서도 늘 기회를 기다렸다. 이번 홈런은 오랜 노력의 결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두산 베어스 시절 인연을 맺은 브랜던 와델과의 동행도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두 선수는 한국에서의 시즌을 함께 했고, 이번에도 짜릿하게 메츠에서 빅리그 콜업을 같은 날 받았다. 현지에 따르면 와델은 승격 소식을 먼저 접한 뒤 영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그의 아내와 영의 여자친구가 영의 아파트 문을 두드리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와델은 “해외에서 동료로 지내면 금세 유대감이 깊어진다”며, 미국에서도 같은 유니폼을 입고 다시 한 팀이 된 특별한 의미를 밝혔다. 와델 역시 5월 25일 메츠에 재콜업돼 빅리그 로스터에 포함됐다.

 

뉴욕 메츠는 이번 승리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순위 상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영과 와델이 선사한 새로운 활력이, 순위 경쟁에 나선 메츠에 긍정적인 자극제로 작용하고 있다. 메츠는 이번 주말 추가 시리즈를 앞두고 팬들과 함께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노린다.

 

스포츠의 의미는 늘 그라운드 밖까지 이어진다. 기다림 속에서 단련된 시간, 서로를 향한 연대, 그리고 묵묵한 도전의 기록은 앞으로도 야구팬들의 기억 한켠을 밝게 장식할 것이다. 뉴욕 메츠의 다음 경기는 언제나 새 희망, 새로운 드라마의 서곡이 될 듯하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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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러드영#뉴욕메츠#브랜던와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