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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산과 레저의 청정 여정”…정선에서 만나는 여름의 느긋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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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산과 레저의 청정 여정”…정선에서 만나는 여름의 느긋함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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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정선을 찾는 발걸음이 늘었다. 예전엔 ‘산골 마을’의 대명사였지만, 이제는 특별한 자연과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사소한 변화 같지만, 그 안엔 여행지에 대한 우리의 달라진 시선과 삶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다.

 

요즘은 여행지를 고를 때 ‘풍경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SNS에서는 병방치 스카이워크의 U자형 전망대에서 두근거리는 인증샷이 유행이다. 해발 583m 절벽 위의 투명 바닥을 걷는 순간, 보는 이들도 저마다의 짜릿함과 설렘을 이야기한다. 인근에는 짚와이어와 짚라인 같은 레포츠 체험도 있어 도전하는 재미를 만끽하는 가족, MZ세대 여행자들이 하나둘 쌓이고 있다.

출처=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마이픽쳐스
출처=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마이픽쳐스

지역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면 정선아리랑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오일장에선 직접 딴 곤드레와 감자전, 신선한 약초와 나물을 사고파는 풍경이 이어진다. 푸짐한 한 끼와 정겨운 인사를 나누며, 정선만의 인심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동네 주민들은 “시장에서 만나는 이웃들의 웃음이 여행의 진짜 풍경”이라 느꼈다고 했다.

 

정선의 또 다른 매력은 과거와 현재가 조우하는 곳에 있다. 화암동굴은 옛 금광의 흔적과 동굴의 웅장함이 공존해, 시간의 흐름을 오롯이 감상하게 한다. 갱도와 동굴을 잇는 긴 통로를 걷다 보면, 금을 캐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자연이 빚은 신비로운 조형물이 오버랩된다.

 

고한읍 만항재에서는 해발 1,330m의 고갯길이 선사하는 장쾌함을 만난다. 여름이면 야생화가 들판을 수놓고, 겨울엔 온통 설경으로 변신한다. 이곳에 오르는 이들마다 “계절의 경계를 가장 멀리서 바라볼 수 있다”고 표현했다.

 

임계면의 정선레일바이크도 인기다. 폐선된 철길 위를 페달로 달리는 경험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새로운 추억을 심어준다. 자연 속을 유유히 달리다 보면, 도시에서 지친 마음이 서서히 풀리는 느낌이라는 반응이 이어진다.

 

여행 칼럼니스트 김지영 씨는 “정선처럼 한적하고 순수한 자연을 찾아 떠나는 흐름은 단순한 힐링을 넘어서, 자기만의 리듬을 찾으려는 시대의 감수성”이라 전한다. 실제 커뮤니티에는 “일상에 지쳐 쉼표가 필요할 때면 다시 찾고 싶은 곳” “레저와 자연, 시장의 인심이 모두 살아 있었다”는 공감이 많다.

 

정선의 산과 시장, 동굴과 철길. 이 모든 경험은 우리가 바라는 휴식의 본질과, 일상을 조금 더 풍요롭게 살아가는 태도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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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병방치스카이워크#정선아리랑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