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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천 밤은 오롯이 깨어 있다”…도심 속 식도락과 예술의 만남, 소통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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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천 밤은 오롯이 깨어 있다”…도심 속 식도락과 예술의 만남, 소통의 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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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천이 흐르는 공주시의 밤은 언제부턴가 조금 더 설레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먹거리와 예술, 깊은 대화와 만남이 어우러지는 ‘제민천 밤페스타’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고 있다. 밤이 깊어가면서도 도시는 더욱 밝아지고, 작은 부스마다 음식과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감각이 번진다.

 

요즘 주말이면 공주시는 밤이 돼도 쉽게 잠들지 않는다. 특히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제민천을 따라 열린 밤페스타에서는 지역 전통주와 음식이 테이블을 차지하고, 관광객들은 일상의 식상함을 벗어나 공주의 맛과 멋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느낀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체험 부스와 먹거리, 그리고 ‘갤러리 밤마실’과 ‘제민천 밤살롱’에서는 예술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겹친다. “밤공기와 어울리는 음악과 사람들 덕분에, 집에만 있기 아쉬웠다”며 한 방문객은 설렘을 표현했다.

제민천의 먹거리와 야간 토크쇼까지…‘제민천 밤페스타’ 공주시 일대서 열린다
제민천의 먹거리와 야간 토크쇼까지…‘제민천 밤페스타’ 공주시 일대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해가 질 무렵부터 제민천 인근 부스에는 가족부터 연인, 친구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머물고 있다. 코로나 이후 이어진 야외 소통과 건강한 먹거리 선호 현상, 그리고 지역만의 특별한 체험을 찾는 MZ세대의 취향까지 반영한 셈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재)공주문화관광재단 등 기관이 힘을 더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목표로 한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도심 속 로컬 감각의 재발견’이라 부른다. “지역 축제의 본질은 그 땅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정취와, 사람들과의 짧은 관계 맺기다.” 한 관광칼럼니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다 보니 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은 “먹고 마시고, 걷는 사이 어느새 이웃이 된다”고 느낀다.

 

실제로 기자가 현장을 둘러보니, 가장 많이 들렸던 건 “생각보다 더 따뜻하다”, “마치 여행 온 것 같다”는 반응이다. 익숙한 거리를 조금 낯설게 바라볼 수 있다는 점, 여럿이 모인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 사람들은 큰 위로를 받는다.

 

공주 제민천을 따라 밤마다 이어지는 이 특별한 축제는 단지 먹고 즐기는 여름밤 이벤트를 넘어, 도시와 사람·생활과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밤문화의 신호처럼 느껴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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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천밤페스타#공주시#지역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