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워야 할 때다”…모경종, ‘스타크래프트 대전’ 불참 선언에 여야 협치 논란 가열

정치권의 극한 대립 국면에서 여야 의원들의 '스타크래프트 게임 대결'이 더불어민주당 강경 지지층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친목 이벤트를 둘러싼 논란은 협치에 대한 불신과 각 당의 지지기반 갈등을 다시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은 2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등과 5일 예정됐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 대회 참여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여러분의 따끔한 질책의 말씀대로 지금은 우리 모두가 ‘단일대오’를 이뤄 싸워야 할 때”라며 “이번 일로 실망하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 여러분의 회초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모경종 의원은 또한 “대회 참가 소식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입장 발표는 민주당 강경 지지층이 “정치 투쟁의 시기에 여야 의원 간 유흥성 이벤트는 부적절하다”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강력히 반발한 직후 이뤄졌다.

이보다 앞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전날 모경종 의원과 김재섭 의원에게 추석 연휴 전날인 5일, ‘스타크래프트’ 실력을 겨루자는 제안을 했다. 이준석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지는 쪽이 이기는 쪽 지역구의 복지시설에 기부하는 승부로 하자”고 밝혀 미담 이벤트로 주목받았다. 두 의원도 이에 적극 응답하며 대결 성사가 임박했으나, 민주당 내부 비판 여론이 점차 거세졌다.

모경종 의원의 공식 불참 선언 이후,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은 “게임도 같이 못 하는데, 협치는 무슨”이라며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협치에 대한 불신과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여야 극단 대결 구도가 단순한 법안 처리나 입법 과정뿐 아니라, 의원간 비정치적 교류마저 제한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정치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정치적 긴장 속에서도 소통의 창구는 필요하다”는 우려를 표했다.

정치권의 여야 충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추석 연휴 이후 주요 입법·정책 현안을 놓고 다시 한 번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