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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O 계약으로 세계 공급망 확대”…보령, 자이프렉사 생산 맡아 글로벌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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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O 계약으로 세계 공급망 확대”…보령, 자이프렉사 생산 맡아 글로벌 진출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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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치료제 생산 경쟁이 글로벌 제약 시장의 판도를 바꾼다. 국내 제약사 보령이 독일·스위스 기반의 글로벌 제약사 체플라팜과 자이프렉사정(올란자핀) 글로벌 공급을 위한 CDMO(위탁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보령은 유럽과 북미 등 46개국에 해당 치료제를 공급하며, 국내 제약사의 생산·공급 능력이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업계는 자이프렉사정 생산 계약을 ‘글로벌 CDMO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보령은 내년 4분기부터 체플라팜의 글로벌 유통망을 타고 자이프렉사정을 해외시장에 수출할 예정이다. 각 국가의 인허가 절차가 완료되는 일정에 맞춰 유럽·북미를 포함한 대규모 시장 진입이 예상된다. 보령은 이미 2021년 일라이 릴리로부터 자이프렉사의 국내 판권을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방식으로 인수했다. 이후 글로벌 기술 이전과 품질 동등성 검증 절차를 거쳐 2023년 예산캠퍼스에서 제품 생산을 전환 완료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했다.

핵심 생산시설인 예산캠퍼스는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에 대해 EU-GMP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자이프렉사 생산라인에 대해서도 유럽 기준 동등 인증뿐 아니라 미국 식품의약국(FDA) cGMP 인증을 추진 중이다. EU-GMP와 cGMP는 유럽·미국 시장 진출의 필수 조건으로 꼽히며, 이러한 국제 수준의 품질·생산 기준을 충족한 점이 계약 체결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고품질 경구제 생산 설비와 생산 안정성에서 글로벌 신뢰를 쌓은 점이 주목됐다.

 

시장 측면에서 자이프렉사정은 체플라팜이 지난 2023년 일라이 릴리로부터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권리를 인수하면서 세계 주요 신경정신질환 치료제 공급망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보령과의 이번 계약으로 체플라팜은 145개국에서 운영하는 유통망에 조현병 치료제 공급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품질 인증 및 대량생산 역량이 결합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의 치료 접근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제약 CDMO 시장에서는 이미 생산시설·품질·공급 속도 중심의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과 유럽 기반 업체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보령은 예산캠퍼스의 EU-GMP 인증 등 글로벌 기준을 앞세워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제조 및 공급 파이프라인의 국제적 표준 인증은 곧 대형 거래처 확보의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는 이번 거래가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의 국제 통합과 각국 인허가 장벽은 여전히 높은 진입장벽으로 남아있지만, 보령 사례처럼 생산시설 인증과 검증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글로벌 CDMO 시장 내 입지 강화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령 관계자는 “EU-GMP 등 글로벌 생산시설 기준을 충족한 예산캠퍼스의 신뢰성이 이번 성과의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체플라팜 에델트라우드 라퍼 CEO도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 시장에 자이프렉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생산·품질 기술력이 실제 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 관망하고 있다. 기술과 제도, 품질 인증의 삼각 경쟁이 제약 산업의 새로운 성장 조건으로 거론되고 있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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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체플라팜#자이프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