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탐사대 김씨, 그림 도난의 밤”…삼총사 욕망→갈라진 신뢰의 잔향
누군가의 일상이 축적된 일터는 신뢰와 노력의 작은 우주가 된다. 이런 공간도 순식간에 탐욕과 배신의 격류에 휩쓸릴 수 있음을, 실화탐사대는 김씨를 둘러싼 그림 도난 사건과 삼풍백화점 참사 30년의 긴 그림자에서 섬세하게 포착했다. 방송은 오늘, 보이지 않는 상실과 남겨진 자리의 울분, 그리고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기억을 마주한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2007년, 인테리어 액자 그림 시장에 뛰어든 김씨는 오랜 세월 성실과 열정만으로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지난 연말부터 불길한 이상 신호는 현실이 됐다. 자재비 상승과 매출 감소가 겹친 혼돈의 나날, 김씨 앞에 기묘한 경쟁업체가 등장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해당 쇼핑몰의 대표가 과거 회사 동료 최씨, 그리고 정씨가 함께 있다는 사실이었다. 직접 경쟁업체 공장을 찾은 김씨는 익숙한 자사의 물품들을 바라보며 의심은 분노로 번졌다.

배신의 벽은 내부에도 잠들지 않았다. 김씨는 회사 곳곳에 설치한 CCTV로 박씨의 이중생활을 알게 된다. 어둠이 내려앉은 새벽, 박씨는 조용히 회사 물품을 옮겼고, 사내에서 그림을 제작해 비밀리에 배송한 기록이 드러났다. 익숙할수록 날카롭게 스며드는 불신, 실화탐사대는 김씨의 절박한 목소리와 함께, 박씨와 경쟁업체의 진짜 속내를 추적하며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이와 함께, 시간이 흘러도 지울 수 없는 상처는 또 있다. 1995년의 어느 아침, 평범하게 출근한 딸을 잃은 홍영희 씨와 진옥자 씨는 삼풍백화점 참사의 실종자 가족으로서, 30년이 지난 지금도 이름 없는 딸을 가슴에 품고 하루를 견딘다. 폐허가 된 백화점의 잔해는 쓰레기 매립지로 옮겨졌으나, 그 어딘가에 남아 있을지도 모를 흔적을 찾으려 온 힘을 다했던 시간들이 아직도 멈추지 않는다. 현재까지도 32명의 피해자가 실종 상태로 남았다.
위령탑은 현장이 아닌 서울 양재동에 세워졌지만, 가족들의 바람은 난지도 매립지, 지금의 노을공원에도 미수습자의 영혼이 기억되길 바라는 간절함이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부르짖는 가족들의 이름과 그리움은 사회의 무거운 역사 안에 살아 있다.
사라진 그림 한 점, 회복되지 않은 생명, 그리고 끝내 잊히지 않는 자리가 만들어가는 이 감정들은 오늘 밤 실화탐사대에서 하나의 서사로 펼쳐진다. 김씨가 마주한 배신의 진실, 그리고 삼풍백화점 참사 30년을 견뎌온 유가족의 아픔이 담긴 이번 방송은, 목요일 밤 9시에 전파를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