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뇌졸중 조기진단”…길병원, 3D 의료데이터 구축 돌입
AI 기반 뇌졸중 조기진단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추진하는 2025년도 초거대 인공지능 확산 생태계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3D 의료영상 합성 데이터 구축기관에 선정됐다. 본 사업은 실제 뇌 MRI(자기공명영상) 및 CT(전산화단층촬영) 영상을 바탕으로 AI 학습에 적합한 데이터를 대규모로 구축해, 뇌졸중 조기진단과 치료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업계는 고품질 의료영상 데이터 인프라 확보가 향후 진단 AI 시장의 경쟁구도를 가를 ‘차세대 데이터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길병원 신경과 하상희 교수 연구팀이 총괄하는 이번 사업은 올해 말까지 허혈성·출혈성 뇌졸중 환자와 정상군을 구분한 MRI·CT 데이터 2만8000건(원천)과 1만4000건(원시) 등 방대한 의료영상을 구축한다. 실제 뇌 영상에서 3D 이미지 합성 모델을 만들어, 뇌졸중 여부를 판별하는 AI 진단과 병변 영역을 분할하는 AI 기술 개발까지 아우른다. 특히 모든 데이터는 신경과 전문의의 검수를 통해 정밀 라벨링돼, 의료 AI 학습의 신뢰성과 효율 면에서 기존 임상데이터 구축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의료영상 어노테이션(주석 부착)은 큐락셀 플랫폼이 맡는다. 큐락셀은 라벨링, 검수, 승인 등 의료데이터 처리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전문 솔루션으로, 케이마인이 개발했다. 데이터 품질과 개인정보 보호 모두를 만족하는 ‘AI 병원 데이터’ 생태계 표준 구축이 목표다.
세계적으로 뇌졸중 등 뇌질환 AI 진단 기술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영국 NHS·미국 NIH 등은 이미 병원 현장의 영상 기반 AI 활용 및 공공데이터 플랫폼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국내 사업 역시 글로벌 의료AI 시장 내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규제·제도 측면에서는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와 의료윤리, 데이터 활용 지침 준수가 핵심 변수다. 길병원 컨소시엄은 병원 밖에서는 개인식별이 불가능한 비식별화 의료이미지만을 사용해, 관련 규제를 우회하며 안전하고 투명한 데이터 구축을 지향한다.
신경과 하상희 교수는 “이번 초거대 AI 의료데이터 구축은 뇌졸중 조기진단 분야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AI를 통한 진단 정확성과 효율이 실제 임상 개선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의료영상 AI 데이터가 어느 시점에 의료 현장 실사용으로 연결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