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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개국 숨죽인 대결”…배동현, IPC 수장 도전→파슨스 연임 벽에 막혀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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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이 역력했던 강남 대회장. 177개국 대표들의 시선이 하나로 모아졌고, 마지막 표가 열릴 때마다 무거운 숨결이 감돌았다. 배동현 BDH 재단 이사장이 한국인 최초로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도전했지만, 68표를 얻는데 그쳤다. 현 위원장 앤드루 파슨스가 109표를 획득하며 3선 연임에 성공하며, 장애인 스포츠계는 또 한 번 변화의 순간 앞에서 멈춰섰다.

 

27일 열린 2025 서울 IPC 정기총회 위원장 선거는 세계 177개 회원기구가 참여하는 국제대회였다. 배동현 이사장은 IPC 수장 최초의 한국인에 도전하며 공정한 재정 집행과 맞춤형 지원 체계, 국제적 파트너십 확대 등 파격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앤드루 파슨스가 국제 패럴림픽위원회 수장으로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장애인 스포츠 글로벌 리더십의 중심은 유지됐다.

“파슨스 3선 확정”…배동현, IPC 위원장 선거서 68표로 낙선 / 연합뉴스
“파슨스 3선 확정”…배동현, IPC 위원장 선거서 68표로 낙선 / 연합뉴스

배동현 이사장은 지난 2012년 장애인 스포츠와 인연을 맺은 후, 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설립, 실업팀 창단, 평창 동계패럴림픽 선수단장, 파리 패럴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 등 지정학적 장벽을 넘어 장애인 체육 발전에 헌신해 왔다. 최근에는 2025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 시상식에서 아시아 훈장을 수상하며 국제적 평가를 받았다. 국내외 장애인 스포츠 발전에 힘쓴 노력은 이번 출사표에서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한편 IPC 위원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 당연직 위원 자격을 갖추며, 패럴림픽 및 올림픽 개최지 선정 등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올해 초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이 IOC 위원 3선에 실패하면서, 한국인 IOC 위원은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 1명만을 유지하게 됐다. 이번 IPC 위원장 선거에서는 북한이 불참해 177개 회원기구가 투표에 참여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선거 직후 “최선을 다해 도전했으나 파슨스 회장의 벽을 넘기 어려웠다”며 “국내외 장애인 체육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힘쓰겠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은 배동현의 도전이 한국 장애인 스포츠 역사에 남길 자취와, 패럴림픽 정신의 또다른 시작을 이야기한다. 패자는 있지만 실패는 없다. 깊어진 여운 속에서 장애인 스포츠의 새로운 희망이 이어진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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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파슨스#ipc위원장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