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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내용 편향” 논란…국방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전쟁 이야기’ 전격 폐기 지시
정치

“도서 내용 편향” 논란…국방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전쟁 이야기’ 전격 폐기 지시

정하준 기자
입력

진중문고 선정 도서를 둘러싼 편향성 논란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국방부가 최근 논란이 된 진중문고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전쟁 이야기’의 폐기를 공식 지시한 사실이 8월 18일 확인됐다. 여당 의원이 ‘극우 추천 도서’라고 공개 비판한 데 따른 조치다.

 

국방부에 따르면, 해당 도서는 지난해 진중문고로 선정돼 전국 중대급 이상의 육·해·공군 부대에 9천948권이 배포됐다. 진중문고는 국방부가 자체 위원회를 통해 군 장병 정신 함양을 목적으로 베스트셀러 등 추천 도서를 선정·보급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전쟁 이야기’가 특정 진영 입장만을 반영해 서술하고, 논리적 인과관계나 역사적 사실 검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업 부서에서 진중문고 사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내용을 검토한 뒤 폐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승만 전 대통령의 농지개혁을 긍정적으로 미화하거나, 6·25 전쟁 당시 이 전 대통령이 구국기도회를 연 직후 폭격 작전이 성공했다는 등 종교적·개인적 일화 서술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비판도 거셌다.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의원은 지난달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청문회에서 해당 도서를 들어 보이며 “극우 진영의 추천 도서인데, 윤석열 정부가 1억2천만원의 혈세를 들여 진중문고로 배포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군대 내 독서 도서 선정의 편향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 내 일각에서는 도서 선정·폐기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전문가들은 장병 독서 사업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만 진중문고 폐기 논란이 추후 다른 선정 도서에도 영향을 미칠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국방부는 “장병 정신전력 함양 목적에 부합하는 도서만 선정하겠다”며 시스템 점검을 예고했다.  

 

이날 국회는 군 내 도서 사업 투명성과 역사관 균형을 주제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방부는 진중문고 선정 기준 재정비를 검토할 방침이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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