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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표시정보도 손쉽게”…식약처, 수어영상 매뉴얼 발간 산업계 파장
IT/바이오

“식품 표시정보도 손쉽게”…식약처, 수어영상 매뉴얼 발간 산업계 파장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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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표시정보를 수어영상으로 제작하는 공식 매뉴얼이 등장하면서, 식품산업의 접근성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일 '식품 표시정보 수어영상 제작 매뉴얼'을 발간·배포했으며, 청각장애인 등 정보취약 계층의 식품 정보 알권리와 선택권 증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수어영상변환용 QR코드 등 IT 기반 접근수단과 표준화된 수어표현의 결합을 통해, 식품시장의 ESG 및 사회책임 강화 흐름의 분기점으로 평가받는다.

 

식약처는 2023년 식품 용기·포장에 점자, 음성, 수어영상변환용 코드를 허용하도록 제도를 정비했으며, 그간 관련 가이드라인을 운영해 왔다. 소비자는 상품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인식하면, 해당 제품의 성분, 영양, 알레르기 유발물질 등 주요 표시정보를 손쉽게 수어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매뉴얼은 기존 한국수어사전에 등재된 130여개 일반 식생활 수어표현으로는 다양한 식품 표시정보 전달에 한계가 있다는 실증결과를 반영했다. 이에 식품유형, 원재료명, 보관방법, 영양성분, 안전 주의사항 등 456가지의 식품 표시 관련 수어표현을 새롭게 개발, 표준화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를 통해 업계는 장애인정보격차 해소 요구에 적극 대응할 수 있고, 소비자 역시 실질적 정보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치류, 장류, 두부류, 유가공품류 등 22개 품목은 수어영상 우선 적용대상으로 선정됐다. 소비자 설문을 바탕으로 적용 품목을 선정하고, 시범 수어영상도 QR코드와 연동해 제공한다. 강남대학교 연구진과 장애인단체가 표준화, 감수, 의견수렴에 참여해 표현 다양성과 신뢰도를 모두 높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장애인 맞춤 정보제공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DE&I(다양성·형평·포용) 트렌드의 핵심으로 부상 중이다. 미국, EU 등은 이미 정보접근권 보장을 법제화하고 있어, 한국 식품업계의 표준화된 수어영상 도입 역시 시장 선진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향후 관련 정책이 어떻게 업계 전반에 퍼질지도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식품 정보 수어영상의 확산에 따라 식품제조·유통기업의 디지털 제작 역량, 실시간 업데이트 체계, 동영상 품질 관리 등 후속 인프라 구축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는 장애인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 보장을 위해 업계·단체와 협력해 표시 정책을 지속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수어영상 등 차별 없는 정보제공은 식품산업의 접근성 기준을 한 단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술뿐 아니라 현장 수요자 의견 반영이 정책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표준화된 수어영상 매뉴얼이 실제 기업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를 주시하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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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수어영상제작매뉴얼#청각장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