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평양 무인기 지시 정황”…특검, 군사기관 24곳 압수수색 본격 착수

내란·외환 혐의를 두고 정치적 충돌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수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7월 14일 드론작전사령부와 국방부, 국군방첩사령부 등 군사시설 24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12·3 비상계엄’ 사건의 외환 혐의에 대한 본격적 조사가 시작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북한 무인기 도발을 유도해 이를 계엄 명분으로 삼으려 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특검이 이날 오전 경기도 포천 드론작전사령부와 국방부, 국군방첩사령부, 국방정보본부, 백령도 부대 등 24곳을 대상으로 대규모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사와 수사관들이 무인기 투입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며, 국가안보실과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의 자택까지 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수색은 오전 9시부터 시작했으며, 구체적 장소에 대해 특검은 군사보안상 비공개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2023년 10월 드론사 평양 무인기 투입 직지시 정황도 드러난 상태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건너뛰고 별도 지시가 내려졌는지 조사 중이며, 특검은 관련 장교의 녹취록을 확보했다. 녹취록에는 "김용대 사령관이 대통령 지시라고 했다", "국방부와 합참 모르게 해야 한다", "삐라 살포를 위한 드론 노출이 필요했다" 등 구체적 진술이 담겼다.

압수수색에는 드론 운용부대, 간부 자택 등도 포함됐다. 특검은 "군사보안상 구체적 장소는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드론사가 추락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전단통을 단 무인기를 투입해 도발을 유도했다는 혐의도 수사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실이 국방과학연구소 보고서를 통해 “군이 보유한 소형정찰무인기와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가 동일한 제품이고, 전단통 장착시 비행 성능 영향이 있다”는 분석을 확보했다.

특검은 무인기 작전 관여자 25명이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명의로 표창 추천된 정황도 파악했다. 이는 조직적 개입 가능성과 맞닿아 있다. 3D 프린터로 제작된 전단통 장착 무인기가 평양에 투입됐다는 진술도 확보됐으며, "기체 불안정성 때문에 추락 가능성이 항상 존재했다"는 구체적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전해졌다.

아울러 특검은 북한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무인기 이외에 한국군 무인기 1대가 평양 인근에 추가로 추락했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군 관계자 진술과 자료를 근거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하고 있다.

국군방첩사령부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사전에 알고도 담당 보고서를 왜곡 또는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 역시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지휘하 드론사 방첩대가 관련 정보를 사전에 인지했다는 현역 장교 증언도 나온 상황이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첩사를 중심으로 조직적 은폐 시도가 있었고, 민군 합동조사가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드론 실험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방과학연구소 차량의 폐차 시도에 대해 특검이 증거 인멸 여부도 조사 중이다. 자료 보존 상황 확인이 마무리되면 관련자 소환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신병을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무인기 작전 개입 정황과 관련 군 부대를 특정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수집된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고, 관련자 소환을 통해 내란·외환 혐의 본격 규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은 특검 압수수색 결과를 주시하며, 향후 수사 진행에 따라 정국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