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의 1위 탈환”…최정, 여자 바둑 랭킹 역전→정상 복귀
짧은 공백만큼이나 팽팽했던 랭킹 싸움이 또 한 번 반전을 맞았다. 지난달 내줬던 여자 바둑 1위 자리는 이번 달 다시 그 이름의 주인에게 돌아갔다. 각자의 무거운 어깨 위에 지워졌던 기대와 압박, 그리고 그 끝에 피어난 환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최정 9단이 한 달 만에 여자 바둑 랭킹 1위를 되찾았다. 한국기원은 6월 랭킹 발표를 통해 최정이 9천472점을 획득해 김은지 9단(9천458점)을 제치고 정상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불과 14점 차이, 수치 속에 응축된 두 경쟁자의 엇갈린 희비는 올 한 해 여자 바둑판 서사의 중심이 됐다.

최정은 닥터지 여자최고기사 결정전 결승에서 김은지에게 2승 1패로 앞서며 5연패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어 LG배 16강 진출, 최근 공식전 7승 3패까지 끊임없는 노력과 집중이 기록에 각인됐다. 승패가 엇갈린 주요 무대마다 두 기사의 집중력은 팬들의 마음을 두 번 울렸다.
여자 바둑 랭킹에서는 오유진과 김채영 9단이 3, 4위를 지켰으며, 나카무라 스미레 4단은 5위에 안착했다. 남자 랭킹에서 신진서 9단은 무려 66개월 연속 1위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이어갔다. 박정환과 강동윤 9단이 2, 3위를 지킨 가운데, 변상일 9단은 4계단 뛰어올라 4위에 랭크됐다.
이지현과 신민준 9단은 각각 한 계단 하락해 5, 6위가 됐고, 안성준 9단은 2단계 오르며 7위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원성진, 설현준 9단은 8, 9위를 채웠다. 특히 박민규 9단은 입단 14년 만에 상위 10위 진입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순위표 구석마다 선수들의 지난달 땀과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현장에서는 여자 바둑의 양강 구도, 남자 랭킹 내 세대 교체 흐름에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신예들의 성장과 도전을 마주하는 무대 위, 박수와 숨죽임이 반복되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승패의 수치와 기록 너머엔 보이지 않는 노력과 응원이 있다. 랭킹 그래프의 파동만큼이나 깊은 고민과 환희가 교차한다. 여자 바둑 두 정상, 그리고 남자 바둑의 새 순위까지, 오는 7월의 다음 랭킹 발표를 담담히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