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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이란 불확실성·반도체 불안에 요동”…연준 발언 엇갈리며 변동성 확대→장기 추이 주목
국제

“뉴욕증시, 이란 불확실성·반도체 불안에 요동”…연준 발언 엇갈리며 변동성 확대→장기 추이 주목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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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의 장대한 새벽, 월가의 거리에도 피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란과의 긴장 고조와 반도체 산업의 흔들림,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내 엇갈린 금리 인하 신호에, 뉴욕증시의 투자자들은 혼란의 파도 앞에 또 한 번 선 채로 거래를 마쳤다.

 

20일 뉴욕증권거래소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장 대비 0.08% 소폭 상승해 한숨을 돌렸으나, 나스닥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각각 0.51%, 0.22% 하락하며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반도체 업종 전반의 약세는 시장을 장악한 긴장감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거인들의 중국 내 사업에 미국산 장비 공급을 제한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세계 공급망을 매개로 한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의 불씨가 재점화됐다.

뉴욕증시 혼조…다우 0.08%↑·나스닥 0.51%↓, 반도체주 약세·이란 불확실성 영향
뉴욕증시 혼조…다우 0.08%↑·나스닥 0.51%↓, 반도체주 약세·이란 불확실성 영향

나스닥에서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TSMC 등 이름난 반도체주가 일제히 낙폭을 기록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0.75% 하락했다. 이는 미중 양국의 신경전이 단지 외교 무대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산업 지형과 투자심리 심연까지 파고들고 있음을 예고하는 신호로 읽힌다.

 

장 개장 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7월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는 다소 유연한 메시지를 건넸으나,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를 넘어서고 있다”며 조기 인하에 신중을 당부했다. 연준의 메시지마저 두 갈래인 이 하루, 투자자들은 정책 기조의 균형점을 찾아 헤매는 분위기다.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 역시 2025년 내 누적 금리 인하폭을 직전보다 다소 확대해 반영했지만, 7월 금리 동결 확률은 여전히 우세하다. 정책 불확실성은 시장의 숨결을 더욱 무겁게 했다.

 

이날 발표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제조업 활동 지수는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며 3개월째 수축 흐름을 그렸다. 업종별로도 에너지는 1% 넘게 반등했으나, 커뮤니케이션서비스와 소재 업종은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세마녀의 날’이라 불리는 파생상품 동시 만기일도 시장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더했다.

 

시장 불안감의 거울인 변동성지수(VIX)는 하루 새 7% 가까이 하락하며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엇갈리는 투자자 심리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에야 시장이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실타래처럼 얽힌 가운데, 추후 연준 인사들의 추가 발언, 미국 경제지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여부가 앞으로의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세계는 조심스럽게 가늠하고 있다. 긴장의 실타래가 풀릴지, 겹겹이 얽혀갈지, 월가의 안개 속에서 투자자들의 숨소리가 점점 더 무겁게 전해지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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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연방준비제도#반도체업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