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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⅔이닝 6실점 조기강판”…문동주, LG전 공세에 무너진 하루→감독의 따뜻한 위로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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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정적 가운데 야구팬들의 시선은 다시 한 번 마운드 위 문동주에게 모였다. LG 트윈스의 무서운 타격을 견디다 못한 한화 이글스의 영건은 처음으로 첫 이닝조차 넘기지 못한 채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김경문 감독의 조용한 격려와 관중의 숨죽인 박수만이 경기장을 감쌌다.

 

27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문동주는 1회 초 8안타 6실점으로 마운드를 내주며 생애 최단 등판 기록을 새로 썼다. ⅔이닝 동안 흔들린 제구, LG 타선의 집중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밀려난 문동주는 최종 시즌 기록 11승 5패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한화는 LG에 2-9로 완패했고, LG는 우승 확정까지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⅔이닝 6실점 조기강판”…문동주, LG전 최단이닝 패전 기록 / 연합뉴스
“⅔이닝 6실점 조기강판”…문동주, LG전 최단이닝 패전 기록 / 연합뉴스

LG 선발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는 이날 6이닝 2실점, 최고 시속 155㎞ 직구를 앞세워 시즌 여섯 번째 승리를 품에 안았다. 반면 문동주는 프로 데뷔 후 선발 등판 최단 투구 이닝이라는 아쉬운 기록만 남긴 채 패전 투수가 되는 쓴 경험을 삼켰다. 경기 후 할아버지의 별세 소식을 전해 들으며 슬픔도 더해졌다.

 

경기 뒤 김경문 감독은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지만 LG가 준비를 잘했다”며 “다음 등판에 집중하라”고 문동주를 독려했다. 또한 “할아버지 잘 모시고 오고 힘내라”며 가장 가까이서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미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한 한화에게도 이날 패배는 자동적으로 한국시리즈 재도전의 동기를 심어줬다. 마운드 운용에 신경 쓰는 김경문 감독은 와이스를 롯데와의 마지막 정규시즌 홈경기 선발로 내정하는 등 최종전까지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28일 대전에 강한 비가 내려 경기가 순연될 시 29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정규시즌 최종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한화 선발로는 코디 폰세가 이름을 올렸다.

 

구름 낀 늦가을, 긴 시즌의 한 고비를 조용히 지나치는 얼굴들 옆으로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팀의 아픔과 기대, 말없이 마운드를 지키는 선수들의 뒷모습에 관중들의 작은 박수가 이어졌다.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는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예정돼 있으며,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팬과 마주할 준비에 나선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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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한화이글스#lg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