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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에 지친 오후”…아산의 여름, 실내외 여행지로 여유 찾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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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에 지친 오후”…아산의 여름, 실내외 여행지로 여유 찾는 사람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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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산처럼 한여름 습도와 열기 속을 걷는 이들은 실내와 바깥, 두 가지 피서법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예전에는 ‘남들처럼 바닷가나 워터파크로 떠나야’ 했다면, 지금은 도심 가까운 자연이나 실내 여행지가 일상에 스며든다.  

7월의 시작을 알린 아산은 이미 30도를 넘나드는 기온과 70% 가까운 습도에 휩싸여 있다. 쾌적하지 않은 공기에도 불구하고 신정호수공원 산책로나 온양민속박물관으로 피서를 나서는 가족과 친구 단위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SNS에서는 ‘아산 피서 추천’, ‘실내 데이트’ 같은 해시태그가 금세 인기 검색어가 된다. 그러다 보니 ‘어디든 내 몸을 잠시 누이고 싶은 오후였다’는 내용을 담은 방문 후기가 자주 공유된다.  

이런 변화는 숫자 속에서도 드러난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7월 2일 아산의 낮 최고기온은 32도, 습도는 밤이 돼도 85% 이상을 기록한다. 자외선도 높아 가까운 거리를 산책하거나 카페에 들러도 모자를, 선글라스가 기본이 된 여름이다.  

현장에서는 ‘실내에서 더위를 피하자’는 요구에 맞춰, 지역 박물관과 온천, 워터파크까지 각기 다른 쉼터가 인기다. 신정호수공원은 호숫가 바로 옆을 걸으며 오후 한나절 바람을 맞을 수 있다. 온양민속박물관은 쿠션 깔린 의자에 앉아 전통의 숨결을 잠시 들을 수 있다. 아산 스파비스는 물놀이장과 온천이 한 번에 가능한 ‘가족 피서지’로 꼽힌다. 외암민속마을의 숲길은 낮에는 햇빛을 피하고, 저녁이면 바람이 솔솔 들어와 잠깐씩 산책을 유도한다.  

관광 전문가들은 “최근의 여름휴가는 단순한 외출이 아니라, 쉼에 집중하는 ‘리셋 트립’이 많다”며 “기온보다 습도가 중요한 피서 기준이 됐다”고 전했다. “땀이 차도 마음은 개운한 공간 찾기, 이것이 옛날과 달라진 피서 스타일”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날씨만 포기하면, 동네 호수공원이 최고”, “실내 피서지 리스트 덕에 이번 주말 계획이 생겼다”처럼 사람들은 ‘멀리 떠나지 않아도 괜찮다’는 분위기 속에서 자기만의 여유를 챙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무더위 속 아산의 여름은 점점 더 안전하고, 특별한 쉼터를 찾아가는 여행자의 소박한 실천으로 다시 그려진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아산 외암민속마을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아산 외암민속마을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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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신정호수공원#온양민속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