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7선 조정”…코스피, 환율과 중동 불안 속 보합 출발→외인 대규모 순매도
코스피가 2,967선에서 방향성을 잃은 채 하루를 시작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 동결을 재확인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과 중동 지역의 긴장이 투자심리를 뒤흔든 모습이다.
2025년 6월 19일 오전 9시 31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72포인트 내린 2,967.47을 기록했다. 장 초반 2,989.56까지 오르는 등 잠시 강세도 나타났으나, 이후 약세로 전환해 보합권 유지를 반복했다.

외환시장 역시 변동의 파고를 탔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6원 오르며 1,375.0원으로 출발했다. 원화 약세 흐름이 국내 증시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도 확연한 변화를 드러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1,497억 원, 기관이 939억 원 규모로 순매도를 이어갔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2,386억 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에서 2,264억 원 대량 순매도를 기록했다.
세계 금융시장은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신호에 반응했다. 기준금리는 예상대로 동결됐으며, 제롬 파월 의장은 추가 완화 시기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뉴욕 증시는 이에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하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심화를 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군사 행동 여부 결정을 유보하고, 미국 국방부도 군사적 옵션을 언급해 지정학적 부담감을 높였다.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 3거래일 연속 상승에 대한 경계감과 대외 환경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양상이다. 투자심리는 긴장이 녹아 있고, 변동성은 더욱 두드러졌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파월의 신중한 태도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시설 공격 보류 등으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정책 변화와 외부 위험 요인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0.50%, SK하이닉스는 0.41%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약세를 보이며, 국내 제조업체 전반에 신중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반면 NAVER와 카카오는 각각 3.29%, 7.25% 올랐고, 현대차, HD한국조선해양도 상승 흐름을 탔다. IT플랫폼과 조선업주가 꾸준한 강세를 공유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 건설, 제약이 약세였으며, IT서비스와 종이목재 분야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확대 속에 777.38로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대표 2차전지주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바이오주 알테오젠, HLB 등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일부 성장주와 바이오주가 반등을 시도하며 희망의 불씨를 남겼다.
코스피는 여전히 세계적 통화정책 방향,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 변동성 등 복합적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기업 실적, 업종별 주도주 이동, 환율 방어 능력 등 다양한 변수들이 교차하는 현장이다.
글로벌 정책 신호와 외부 충격에 따른 증시의 파도는 투자자와 실물 경제 모두에 실질적 영향을 전한다. 자산을 지키고 시장 흐름을 읽기 위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한 아침이다. 다음 주 예정된 미국 경제 지표와 중동 정세, 그리고 외국인의 매매 방향이 국내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단초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