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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결제 ‘위안화화’ 가속”…중국, 아프리카 통화스와프 확대에 글로벌 금융 지형 변화 촉각
국제

“무역 결제 ‘위안화화’ 가속”…중국, 아프리카 통화스와프 확대에 글로벌 금융 지형 변화 촉각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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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17일, 중국(China)이 이집트(Egypt)와 남아프리카공화국(South Africa)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내 위안화 통화스와프 및 결제 시스템 협력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목표로 글로벌 금융 질서에 도전하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아프리카 지역의 달러화 기반 거래 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고 있다.

 

중국과 이집트 중앙은행은 최근 무역과 투자 분야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을 높이기 위한 통화스와프와 판다본드, 전자 결제시스템 협력에 합의했다. 이 협약은 리창 중국 총리의 이집트 방문을 계기로 지난주 최종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집트 외에도 남아공, 나이지리아(Nigeria), 앙골라(Angola) 등과 위안화 결제 관련 협력을 줄줄이 확대 중이다. 특히 나이지리아는 2023년 12월 150억 위안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갱신해 양국 간 직접 통화 교환에 나섰고, 남아공은 지난주 중국 국가개발은행과 남아공 개발은행 간 21억 위안 규모 차관 협약을 체결하며 위안화 기반 금융협력 사례를 쌓아 가고 있다.

중국, 아프리카에서 위안화 결제 확대…이집트·남아공 중심 통화스와프 강화
중국, 아프리카에서 위안화 결제 확대…이집트·남아공 중심 통화스와프 강화

이 같은 배경에는 미국(USA)이 주도해 왔던 국제 결제망 ‘SWIFT’에 대한 대체와 탈달러화 흐름이 맞물려 있다. 중국은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남아공 최대 은행 스탠다드은행은 최근 CIPS를 도입해 중국-아프리카 간 은행 거래에서 위안화 직접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프리카 수출입은행 역시 CIPS를 채택하며 양 지역 간 신속하고 저렴한 자동화 결제 시스템 도입을 발표했다. 은행 관계자는 "중국이 아프리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까지 올랐지만, 금융 협력은 아직 더딘 편"이라며 "CIPS는 187개국 4,900여 금융기관에 채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국의 반응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집트와 남아공 양국 정부와 금융당국은 위안화 거래 확대로 무역 결제 비용 절감, 환율 위험 축소, 대중(對中) 투자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장기적으로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위안화 확산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주요 외신 역시 "중국의 위안화 실험대가 아프리카로 옮겨졌다", "달러화 일변도였던 아프리카 무역의 틈새가 열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시도가 당분간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런 존스턴 중국-아프리카 경제관계 전문가는 "자본 통제와 역사적 배경 등으로 인해 위안화가 단기간에 글로벌 결제통화로 부상하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집트와 남아공이 브릭스(BRICS) 회원국이자 지역 중추 경제임에도 국제 금융시장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아, 중국 입장에서는 위안화 글로벌화의 실험장으로 삼기에 적합한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중국의 위안화 결제 확대 전략은 아프리카에서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신흥 금융 인프라를 확산하는 정책적 목적과 맞닿아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양 지역을 잇는 주요 무역 및 투자 결제에서 위안화 비중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며, 정책과 경제 환경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중국과 아프리카 간 통화협력을 둘러싼 외교적·경제적 기류 변화에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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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위안화#아프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