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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보아 4승·정훈 쐐기포”…롯데, 우중 혈투→삼성 꺾고 3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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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보아 4승·정훈 쐐기포”…롯데, 우중 혈투→삼성 꺾고 3연승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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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거세지는 빗줄기 속, 투수의 집중력과 타자들의 한 방이 경기장 전체를 압도했다. 차가운 비를 뚫고 감보아가 힘껏 공을 뿌렸고, 정훈은 한순간의 기회를 붙잡았다.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은 끝까지 손에 땀을 쥐었고, 롯데 자이언츠의 3연승은 그 승부의 무게만큼 값졌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맞대결은 6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졌다. 장마전선이 몰고 온 비는 멈추지 않았으나, 이날은 유일하게 단 한 경기가 예정대로 진행됐다. 젖은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은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승부를 이어갔다.

“감보아 4승·정훈 쐐기포”…롯데, 우중 혈투→삼성 꺾고 3연승
“감보아 4승·정훈 쐐기포”…롯데, 우중 혈투→삼성 꺾고 3연승

경기 초반, 롯데는 하위 타선에서 승부의 실마리를 풀었다. 2회 김민성이 우전 안타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한태양이 볼넷으로 기회를 붙잡았다. 8번 정보근이 과감하게 김대호의 초구를 때려내 좌익선상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선취점이자 결승점을 만들어냈다. 상대 마운드의 예리함 속에서도 롯데 타자들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비 속 투수전 양상은 경기 내내 이어졌다. 롯데의 알렉 감보아는 6이닝 동안 단 4피안타, 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1실점만을 허용했다. 비로 잔잔히 미끄러진 마운드에서 힘겨운 투구를 이어갔으나, 5회 갑작스레 거세진 빗줄기 속에서 흔들림 없이 위기를 이겨냈다. 삼성은 7회 박병호가 감보아를 상대로 시즌 13호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1-2로 따라붙었지만,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날 홈런은 감보아의 KBO리그 데뷔 첫 피홈런으로 기록됐다.

 

8회가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롯데 정훈은 삼성 불펜 안지만을 상대로 쐐기 1점 홈런을 날려 팀을 한결 여유 있게 만들었다. 이 홈런은 정훈의 시즌 두 번째 홈런으로, 빗속 승부에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

 

경기가 끝난 뒤 감보아는 “팬들에게 승리로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며 지난 데뷔전에서 삼성전 패배를 설욕한 의미를 더했다. 팀 마무리 김원중은 9회 마지막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KBO리그 역대 16번째로 3시즌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했다. 관중석의 환호와 선수들의 손끝에 깃든 묵직한 열정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이 승리로 롯데는 시즌 40승(31패 3무)에 성공하며 3연승과 함께 3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선두 한화 이글스와의 격차도 2경기로 좁혀지며 순위 다툼에 더욱 불을 지폈다. 롯데는 오는 22일 홈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만나 4연승 도전에 나선다. 정상우 감독은 “이 기세를 이어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끝나지 않은 장마와 남은 시즌의 긴장감 속에서, 야구장이라는 공간은 하루하루 새로운 이야기를 품는다. 비에 젖은 글러브, 관중의 우산 아래 숨은 환호. 승부는 매일 반복되지만, 그 안에 쌓이는 서사는 결코 같을 수 없다. 이 모든 기록과 여운은 KBO리그를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 한켠에 오래 남을 것이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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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자이언츠#감보아#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