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혹한 시대 떠나보냈다”…임은정, 박정훈·백해룡과 비공개 면담 추진
정치권 내 내부고발 논란이 다시 부상한 가운데, 임은정 서울동부지방검찰청장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과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을 초청해 비공개 면담을 추진한다. 검찰과 경찰 조직 내 ‘내부고발자’들의 고충과 연대 방안 모색을 둘러싼 행보에 법조계와 여론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임은정 지검장은 17일 오후 서울동부지검 청사에서 박정훈 대령과 백해룡 경정을 만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같은 내부고발자로서 서로를 응원하는 한편, 소통과 유대 강화를 위한 자리”라고 전했다. 공식 비공개 일정이지만, 내부조직 비판 및 공익제보 의혹을 둘러싼 정치적 기류와 맞물려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 임 지검장은 앞서 첫 출근길에서 “내부 고발자의 애환, 의심, 불안을 잘 알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번 면담에선 최근 백 경정이 제기한 세관 마약 밀수 의혹 및 대통령실 외압 의혹과 관련, 추가적인 의견교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동부지검 내 별도 합동수사팀이 꾸려진 가운데, 백 경정은 “수사팀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등 치열한 시각차가 감지된다.
한편 박정훈 대령은 지난해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고 초동 조사결과를 지켰다가 항명 혐의로 군사재판에 넘겨졌으나, 지난 9일 해병 특검의 항소 취하로 무죄가 확정됐다. 백해룡 경정은 세관 마약밀수 및 외압 의혹을 제기한 뒤 좌천성 인사 조치를 받아 화곡지구대장으로 전보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임은정 지검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 사건 감찰보고 상신 이후 직무에서 배제당한 일화를 공개했다. 임 지검장은 “결국 구속될 텐데, 그때 결재 문서함에 있던 문건들을 정리하며 지난 4년의 폭풍 같던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과 정치검찰이 주도했던 엄혹한 시대를 조용히 떠나보냈다”고 덧붙였다.
임은정 지검장은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재직 시절 감찰 업무에서 강제로 배제됐다고 주장했으나, 관련 고발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2022년 무혐의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날 동부지검의 비공개 면담을 계기로 내부고발자 보호와 검찰 조직 변화 논의가 정치권 전반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여야는 최근 잇따른 조직 ‘내부 제보’ 사태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향후 검찰 내 공익제보 보호 체계 구축, 유사 사례 재발 방지 방안 등을 둘러싸고 국회와 정부의 대응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