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률 102%…삼성SDI, 유상증자 1조6,500억 원 조달로 미래 투자 가속”
5월의 길목에서 삼성SDI가 이뤄낸 1조6,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성공 소식은 배터리 산업의 새 지평을 예고하는 신호탄처럼 다가온다. 청약률은 101.96%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웃돌았고, 그 뒤에는 삼성전자와 우리사주조합의 신뢰 어린 선택이 뚜렷이 자리했다.
삼성SDI(006400)는 23일 밝힌 자료에서 이번 유상증자 과정의 청약 주식 수가 발행 예정 물량을 초과한 총 1,205만2,922주에 달했다고 전했다. 우리사주조합은 235만321주, 구주주는 864만2,408주에 참여했다. 초과 청약분 106만193주까지 더해진 숫자다.

전략적 배정이 어우러진 이번 청약에서 남은 실권주 및 단수주는 4만736주로 소폭에 그쳤다. 이 물량은 27일부터 28일까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다시 문을 연다. 새롭게 발행되는 신주는 7월 13일에 상장된다. 발행가액은 신주 1주당 14만 원에 확정됐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최대주주 삼성전자(지분율 19.58%)의 이사회 결의다. 공식적으로 배정 물량의 120% 청약 방침을 내세우며 대규모 자금 조달에 대한 확신을 먼저 밝혔다. 내부 결의에 따른 우리사주도 전량을 소화해 조직의 결집력을 드러냈다.
금융투자업계와 주요 은행들은 이번 청약 흥행의 배경을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자 신뢰에서 찾았다. 주가 저평가 해소 기대와 함께, 실적 개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공모 과정 전반에 응축됐다.
조달된 자금의 향방도 뚜렷하다. 삼성SDI는 GM과의 미국 합작법인 출자, 헝가리 공장 증설, 향후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신설 등 글로벌 신사업 전반에 자금을 투입한다. 미래형 배터리시장 선점과 기술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가 그 밑그림에 깔렸다.
삼성SDI 관계자는 “유상증자 흥행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 기반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시장 안팎에서도 이번 자본 확충이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시장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산업 지형을 바꿀 촉매가 된다. 투자자와 기업 모두 내일의 혁신을 예감하며, 변화라는 드넓은 무대 위에서 새로운 성장 곡선을 그릴 준비를 시작하는 시간이다. 7월 신주 상장과 합작 투자 등의 후속 일정이 다가오며, 시장 참여자들은 한층 긴장된 시선으로 글로벌 배터리 경쟁의 다음 단추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