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 전면에”...이재명 정부, 디지털 금융 패러다임 일대 혁신→한은과 입장 충돌
이재명 대통령의 첫 정책실장으로 지명된 김용범 신임 정책실장은 오랜 경제·금융 관료 경험과 더불어, 최근 민간 블록체인 업계에서 쌓은 깊은 식견으로 가상자산 정책의 새로운 전기를 예고하고 있다. 김 실장은 최근까지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로서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와 한국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관한 다수의 보고서를 이끌며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가상자산 육성 공약과 궤를 같이하며, 스테이블코인 정책 방안이 차기 정부 디지털 금융 패러다임의 분수령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용범 실장은 올해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대로 설계된다면 제조업 경쟁력과 더불어 대한민국 화폐의 국제 경쟁력이 유지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한국이 미국과 함께 디지털 G2의 자리에 올라서야 한다는 비전도 피력해 왔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각종 대담과 공약집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열려야 국부 유출을 막고 주변국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행보에 신임 정책실장이 동참함으로써,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한편,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와 맞물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허용이 논의되는 점도 주목된다. 시중은행 중심의 ‘프로젝트 한강’이 은행 예금과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연계를 시험하는 반면, 김용범 실장과 일부 전문가들은 민간 주도 스테이블코인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CBDC 자체를 통한 통제력보다는, 엔진이 스마트 콘트랙트·실시간 감사 등으로 이전된 신뢰구조로 전환하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반영한다.
실제 국내외 전문가들은 비은행 금융사·핀테크 기업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과 규제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 실장은 “기존에는 중앙은행·은행면허·예금자보호 같은 제도가 신뢰의 핵심이었으나, 디지털 통화 시대에는 설계 자체가 신뢰의 토대가 된다”고 해석했다. 또 김 실장은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위험 통제에 치우칠 경우 혁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견해는 한국은행의 현 입장과 첨예하게 맞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무분별하게 발행되면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으며, 한은은 법적 허용 전제 시 반드시 인가·감독권 확보를 주장하고 나섰다.
새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방향이 본격화됨에 따라 디지털화폐,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과 금융당국, 민간 업계의 목소리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향후 국회 논의와 여론을 중심으로 더욱 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