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과 역전의 순간”…홍성찬·김채리, 협회장배 결승 승리→트로피 품다
잔잔히 부는 바람과 맞서며 탄생한 승부는 테니스장 위에 뜨거운 서사를 새겼다. 집중력과 집념으로 단련된 두 선수의 몸짓과 표정, 관중석을 가르는 응원의 호흡까지 결승전의 무게를 실감케 했다. 마지막까지 이어진 긴장감 속에서 승자의 이름이 부산하게 호명됐다.
강원도 양구 테니스파크에서 열린 하나증권 제4회 대한테니스협회장배 남녀 일반부 단식 결승전에서 홍성찬과 김채리가 각각 남녀부 정상에 등극했다. 남자 단식에서는 홍성찬이 손지훈을 세트 스코어 2-0(6-1 6-2)으로 완파하며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초반부터 이어진 강한 리턴과 위치 선정은 상대의 리듬을 완전히 흔들어, 첫 세트를 단숨에 가져갔다. 두 번째 세트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리드와 과감한 포인트 선택이 빛났으며, 경기 내내 앞서가는 흐름을 유지해 결국 우승 문턱을 넘었다.

홍성찬은 결승 무대 이후 “연말에 태어날 아기 생각에 우승이 너무도 간절했다”며 “리턴을 공격적으로 한 것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을 그리며 만들어낸 승리는 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자 단식 결승의 주인공 김채리는 김다빈과의 팽팽한 접전 끝에 2-1(4-6 7-5 6-2)로 값진 역전승을 장식했다. 첫 세트를 힘겹게 내주고도 흔들림 없이 집중력을 끌어올려 두 번째, 세 번째 세트에서 강한 체력과 의지로 코트 흐름을 뒤집었다. 김채리는 2년 만에 협회장배 단식 우승 트로피를 되찾으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저력을 증명했다. 경기 후 그는 “패권을 재탈환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녀 단식 우승자에게 각종 훈련 연구비 600만원이 주어져 선수들의 노력을 실질적으로 격려했다. 트로피 이상의 의미, 새로운 성장의 자양분이 더해진 터라 현장엔 선수와 관중 모두의 열기가 가득했다.
경기의 마무리가 곧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이번 협회장배 우승자들이 다음 무대에서 어떤 모습으로 시즌을 이어갈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플레이의 여운과 경기장의 온기는 오래도록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