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우회수출 막는다”…말레이시아, 미국산 AI칩 수출허가제 전격 시행에 글로벌 파장
현지시각 14일, 말레이시아(Kerajaan Malaysia) 정부가 미국산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자국내 수출, 환적, 경유 과정에 대해 즉각 무역 허가제를 도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통상산업부는 이번 조치로 미국의 강화되는 대중(中國, China) AI 반도체 제재에 맞서 중국 등 제3국으로의 우회수출 차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산 AI 반도체를 수출하거나 자국을 경유·환적할 경우, 최소 30일 전에 반드시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며, 오용 가능성이 발견되면 즉시 통보와 법적 조치가 뒤따를 것임을 천명했다. 통상산업부 관계자는 "불법거래와 통제 우회 시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미국(USA)이 엔비디아(NVIDIA) 등 첨단 AI 칩의 대중국 수출 원칙적 금지를 유지하는 와중, 월스트리트저널이 "중국 기업들이 말레이시아 내 데이터센터를 경유해 AI 반도체 통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보도한 뒤 급물살을 탔다. 그동안 말레이시아는 대중 AI 칩 수출통제의 공식 타깃국은 아니었으나, 미국산 반도체의 동남아(ASEAN) 경유 루트로 집중 조명돼 왔다.
이로 인해 말레이시아는 로컬 기업들과 글로벌 공급망의 중요한 연결고리로 역할을 해왔으나, 이번 허가제 도입으로 중국 포함 제3국에 대한 AI 칩 우회수출은 크게 제한될 전망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AI 반도체 글로벌 수출규제 확대를 공언하며, 말레이시아·태국 등 아시아 거점국에 대한 통제 강화 신호도 커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번 조치가 미국 정부 요청에 의해 이뤄졌는지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물류·반도체 산업 허브 국가가 선제적으로 움직이면서, 중국의 고성능 AI 칩 확보 전략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사슬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와 엔비디아 등 관련 업계는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으나,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수출허가제 즉시 시행이 아시아 반도체 유통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 업계와 투자자, 증시 관계자들 역시 이번 조치가 당장 물류·통관·시장가격 등 각종 지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향후 AI 반도체 수출 통제의 아시아 이행 확산 여부와, 말레이시아의 이번 결단이 미국-중국-동남아 사이 반도체 정책 전쟁의 새로운 기점이 될지, 국제사회와 글로벌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