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5.6원 기록…원화 강세에 코스피 3,021선 상승, 외인 매수세 영향 커져
짙은 여름의 공기 사이로 서울 외환시장은 의미 있는 수치 변화로 출렁였다. 원달러환율이 20일 1,365.6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4.6원 하락하며 마감했다. 오후 내내 질주하던 코스피는 3,021선을 힘 있게 넘으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수치는 순간의 결과이자, 그 뒤 켜켜이 쌓인 시장 내외적 흐름이 쏟아진 결실이다.
이날 아침 원달러환율은 1,375.4원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코스피가 오전 장중 3,000선을 넘어서는 순간, 외환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환율은 하락폭을 키우며 장중 1,365.0원까지 내려갔다. 외국인 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 5,619억 원 순매수는 그 배경에 힘을 더했다. 계절의 전환처럼 외화 자금의 이동 역시 느리면서도 확실하게 한국 시장으로 몰려드는 분위기였다.

이번 환율 하락의 중심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자리했다. 그는 이란 공격 여부를 2주 이내에 결정하겠다고 밝혔고, 시장은 즉각적인 군사 개입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하며 지정학적 불안의 실타래가 다소 풀리는 양상을 보였다.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선호심리가 이완되고, 이에 따라 달러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인덱스 98.636으로 전일 대비 0.48% 내리며 약세를 드러냈다.
코스피 역시 44.10포인트, 1.48% 상승한 3,021.84를 기록하며 세계 주요 시장과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외국인 자금이 상승 랠리를 이끌며, 위험자산 선호가 힘을 얻는 모양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9.3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0.96원 내렸다. 엔달러 환율은 145.4엔을 찍으며 0.12%의 소폭 상승에 머물렀다. 시장은 미묘한 국제 균형의 움직임에 따라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는 시점에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으며, 미국 중동 정책 방향 혹은 예기치 못한 변수에 대한 경계도 함께 강조했다. 투자자는 오랜만에 찾아온 외환시장 안정의 순간과 증시의 활기를 관망하면서도, 미래를 향한 경계와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충고가 나오고 있다.
날이 밝아도 들려오는 시장의 소식은 끝이 없다. 환율과 증시의 작은 진동도 때론 투자자의 일상에 잔잔한 파문을 남긴다. 안전과 위험,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시장의 문턱에서 앞으로도 환율 변동과 주요 정책 시그널, 그리고 외국인 자금의 방향성에 꾸준히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경제는 늘 변화 속에 있으며, 각자의 미래 준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조용히 일러준다.